임금 3% 올려도 저연차·하위직 공무원 여전히 ‘박봉’

전국공무원노동조합 2030청년위원회 조합원들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2024 청년 공무원 100인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2030청년위원회 조합원들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2024 청년 공무원 100인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ㅣ이지훈 기자] 2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제37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내년도 예산안 편성 방향을 밝혔다. ‘2025년 예산안’ 내용 중 주목해 볼 점은 내년 국가 공무원 인건비 예산은 46조 6000억 원으로 편성됐다. 올해 44조 8000억 원인 것에 반해 4%(1조 8000억 원) 증가한다.

임금 3%의 보수 인상분에 더해 호봉, 직제 변화 등이 포함된다. 국가 공무원 인건비 예산에는 ▲행정부 ▲헌법기관 ▲군인 등과 같은 국가 공무원 전체가 포함될 예정이다. 이번 공무원 임금 인상으로 ‘MZ 공무원’의 퇴사율을 줄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공무원 임금 3% 인상... 현실은 반쪽짜리 정답지
-“기존 약속 이행하지 않아... 내년 더 강력한 투쟁으로”


이날 정부가 발표한 ‘2025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공무원 월급이 3.0% 인상될 계획이다. 지난 2017년 3.5% 인상 폭을 보인 이후 8년 만에 최대치다. 최근 5년간 [2019년(1.5%), 2020년(2.8%), 2021년(0.9%), 2022년(1.4%) 2023년(1.7%)] 수준의 인상 폭에 머물며 물가 상승률 대비 공무원 임금 상승률이 낮은 것으로 인해 공무원 ‘박봉’이 이어져 저연차·하위직 공무원의 불만이 꾸준히 제기됐다.


저연차·하위직 공무원들은 ‘박봉’에 못 이겨 줄줄이 퇴사하는 상황까지 초래했다.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2018~2022년 재직기간 5년 미만의 공무원 퇴사자는 2만 8934명에 달한다. 2022년에만 1만 3032명으로, 2019년 7548명보다 72.6% 증가했다. 

특히 정부는 팬데믹 이후 고통 분담 취지로 2021년, 2022년, 2023년 3년간 공무원 임금 상승률을 최소화해 왔다. 1% 상승률을 유지해 오던 흐름을 깨고 8년 만에 3% 인상 폭을 보여준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인상 폭을 두고도 비판의 목소리는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본지와 정부가 발표한 ‘공무원 인건비 인상’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이해준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정부와 보수위원회를 몇 달간 진행해 왔다. 5급 이상은 2.5 %, 6급 이하는 이제 3~ 3.3%로 이렇게 구간을 정해서 합의를 진행해 온 상황이다”며 “정부에서 여러모로 다방면으로 노력했다는 점은 인정한다. 다만 기재부에서 노조 측에서 요구한 상당 부분이 반영되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그는 저연차·하위직 공무원들의 줄줄이 퇴사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관해 “이번 임금 3% 인상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실질적으로 저연차 기준 3만 원 밖에 안되는 인상이기에 젊은 공무원의 퇴사율을 줄이기에는 더 높은 인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 임금 인상률을 차등 적용하기로 한 공무원보수위원회 결정 사항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부분은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 저연차의 임금을 3%가 아닌 16% 수준으로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또한 공무원보수위원회에서 결정된 직급보조비, 정액급식비, 초과근무수당 등의 개선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기재부와 한 약속들이 올 연말까지 지켜지지 않을 경우 더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다. 그는 “올 연말까지 약속 이행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내년부터는 투쟁의 강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지난 2019년도부터 보수위원회를 만들어서 공무원들이 직접 이제 개입해서 임금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왔다는데 지켜지지 않는 부분이 상당수인 상황이다. 5년 넘는 시간 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것이다”고 호소했다.

다만 아직 저연차 공무원들에 대한 보수 추가 인상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올해 공무원 보수를 2.5% 인상하면서 고위 공무원보다 처우 수준이 열악한 9급 초임 공무원의 보수를 6% 추가 인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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