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김경수 복권을 두고 여의도가 설왕설래다. 최근 차기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진보진영내 이재명 대표, 김동연 경기지사에 이어 김 전 지사가 단숨에 3위를 차지했다. 조국 대표를 뛰어넘었다.

역대 대통령 사면은 특히 정치인 그것도 여권이 아닌 야권 잠룡을 사면.복권하는 것은 대통령의 고도의 정치행위다. 윤 대통령은 재집권에 대한 강한 자신감의 발로였을까? 일단 여당은 차기 대권 후보가 즐비하다. 한동훈 대표로부터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의원까지 6룡 체제다. 범여권 후보로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있다.

그런데 이재명 대표를 상수로 보고 대비해 보면 이길만한 후보가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한동훈 대표가 자신과 차별화를 하더라도 승리하면 좋은데 같은 검사 출신 대통령이 연이어 대통령직 오르기는 쉽지 않다는 판단인듯하다. 역대 대선을 봐고 그렇다. 그리고 차기 대권 여론조사에서도 이 대표를 압도하지도 못하고 있다. 한 대표를 제외하면 4선의 오세훈 서울시장이 그나마 눈에 띄는데 이재명 대표와 견줘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나마 이 대표를 상대해 이길만한 후보로는 오히려 정치권에서는 이준석 대표를 꼽는 인사가 많다. 40대 초반의 나이로 젊고 참신한데다 머리도 좋다. 문제는 이준석 대표가 이재명 대표에게 승리한다해도 퇴임후 안전판을 기대하기가 난망할 정도로 반윤정서가 강하다. 여당 후보가 결정되더라도 이준석 대표가 차기 대선에 나설 경우 보수진영의 패배는 명약관화하다.

결국 차기 대권에서 확실한 자기사람이고 승리가 보장된 여권 후보가 마땅치 않은 게 윤 대통령의 딜레마다. 김경수 복권은 이런 대통령의 고민의 산물로 보는 게 타당하다. 친노.친문의 적자로 반명비명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 이 대표가 101심 판결에서 유죄를 받을 경우 반사이익을 받을 인물로 김 전 지사만한 인물이 없다.

무엇보다 김 전 지사는 윤석열 부부와 크게 원한도 없다. 한때 문재인 정권에서 검찰총장을 한 윤 대통령이다. 한때지만 양정철 비서실장-박영선 총리론이 나온 배경이다. 그 뒤에는 김건희 여사의 부산 친문 인맥이 한몫했다는 후문이 파다했다.

민주당내 친문인사들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가 용두사미로 끝나는 배경에 친문과 윤 대통령의 옛정이 작용하고 있다는 시각도 내비치고 있다. 실제로 문 전 대통령과 부인관련 각종 의혹 수사는 지지부진하다. 대신 문 정권 핵심참모인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검찰이 수시로 불러내 관련 수사를 벌이고 있다.

윤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은 22대 총선참패로 인해 여소야대 정국으로 한계에 봉착한 상황이다. 임기는 3년이 남았지만 올해와 내년이 지나면 바로 대선정국이다. 임기말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기대하기도 난망하다.

부통령으로 불리는 정진석 비서실장 등 정치 참모들 역시 재집권에 실패할 경우 기다리는 것은 고통의 가시밭길이다. 대통령 부부와 용산 참모들이 한동훈 카드에 올인하기에는 너무 위험하다고 판단한 결과물이 바로 김경수 복권인 셈이다. 한동훈 대표가 김 전 지사 복권을 반대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