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동강 난 광복절, 마치 해방 직후 좌우 대립 보는 듯
 광복절, 일본은 야스쿠니 참배, . 일 관계 찬물만 끼얹어

독립기념관에 새로 임명된 관장의 잘못된 역사 인식과 왜곡 논란으로 촉발된 올바른 역사 인식 공방이 온 나라를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넣고 있다. 초기에 단순히 독립기념관 관장 한 사람의 잘못된 역사 인식과 역사 왜곡 논란 양상을 해소하기 위해 기념관장의 자진사퇴임명철회를 하면 끝날 것 같던 역사전쟁이 정국의 태풍의 눈으로 급부상했다.

인사 논란 초기 여권 내에서조차 새로운 관장 인선 논란 관련 긴가민가 하던 분위기가 대통령의 임명 고수 의지에 따라 여당이 반격에 나서면서 결국 여야 정치권의 대치 국면의 심화로 이어지게 된 셈이다.

급기야 광복절이 79년 만에 처음으로 광복회와 야당 등이 불참한 반쪽 행사가 됐다. 독립기념관 역시 건립 37년만에 독립기념관 주관 광복절 행사도 취소됐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나 한숨만 나온다. 사람들은 올해 광복절 전후 모습을 두고 마치 해방 직후 좌우 대립과 갈등 양상을 떠올린다고 입을 모으기도 한다. 21세기 최첨단 시대에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100년 뒤로 돌아 가거나 흘러간 흑백 영상을 보는듯한 기분이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을 여야와 광복회를 비롯한 대다수 독립운동 관련 단체들이 불참한 두동강난 광복절날 이른바 ‘8.15 통일 독트린을 발표했다. 대한민국의 완전한 광복은 통일로서 완성된다는 의미 부여와 함께 통일은 한반도의 완전한 자유국가 실현이 목표임을 제시했다. 오물 풍선을 도발하고 핵 개발을 극대화시켜 가고 있는 북한에 대해서도 실무 대화 협의체구성 제안도 했다. 한반도에서 자유국가 실현을 전제로 한 통일 구상에 북한이 흡수통일로 받아들이고 비난에 나설 것은 불문가지이다.

그럼에도 야당과 진보 진영 등으로부터 강경한 대북정책의 전환을 요구받았던 기존 정책에서 구체적 대화 제의에 나선 것은 일보라도 진전이라면 진전이라 하겠다. 그러나 무엇보다 8.15는 일제강점기로부터의 해방을 맞이한 날이다. 일제의 침탈 역사, 비참했던 우리 민족의 아픔에 대해선 별 언급이 없었다.

광복절에 일본 총리는 보란 듯이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하고 정치인들은 참배까지 했다. 현정부의 한.일외교 정상화를 위한 애끓는 노력(?)에 찬물만 확 끼얹은 셈이다. 일본의 본질이다. 그들은 침탈의 역사보다 여전히 식민지 지배 시대의 제국의 영광된 역사만 기억하고 싶은 검은 속셈인 것이다.

광복절에 대한민국 대통령은 우리 민족의 아픔을 더 많이 언급하고 일본에겐 침탈과 수탈의 역사적 과오를 잊지 말 것을 엄중하게 말했어야 한다. 그리고 한반도의 통일과 미래지향적 정책을 제시하는 게 순리였고 더 진정성을 느끼게 했을 것이란 생각이 절실하다.

갈라진 광복절날 여당의 젊은 정치인 김용태 국회의원의 말이 눈에 띄게 울림을 주는 이유는 국민의 상식과 보편적 정서를 용기있게 말했기 때문일 것이다.

부적합한 인사로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하는 게 맞다"우리의 역사관과 민족적 자부심을 훼손할 수 있는 발언들에 대해서는 굉장히 단호한 입장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 보수정당은 대한민국의 호국정신과 독립정신, 민주주의의 위상을 정립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어떤 대통령이든 가장 큰 책무이자 임기 중 최대 과제는 역시 국민통합이다. 더 악화되기 전 결단이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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