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_ 강원석
여름이 뜨겁다고
불평하듯 말하지 말아야지
한 줄기 햇볕도 목이 마르고
나무 그늘도 지쳐 쉬고 싶다
무수한 봄꽃이 떨어지고
수많은 매미가 울고 울어
눈부신 여름을 만들었다
바람 한 자락 물 한 방울 없이도
누군가 먹을 사과 한 알
그것을 위해 여름은 타고 또 탄다
노을이 붉게 물들 때
떠나는 여름에게 말하리라
너로 인해 가을이 사랑받게 되었음을
* 시집 <내 그리움이 그대 곁에 머물 때>
*** 작가 노트 ***
무더운 여름이다. 불쾌지수도 높고 열대야도 기승이다. 하지만 이 뜨거운 여름도 무수한 봄꽃의 낙화와 수많은 매미의 울음 속에 만들어졌다. 여름이 뜨거우면 그만큼 가을이 더 아름답고 풍성해지지 않을까? 제 할 일을 다 하고 있는 계절 앞에서, 불평보다는 오히려 격려가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색다른 관점으로 이 시를 썼다. 여름을 견뎌내고자 하는 나만의 방법이기도 하고. 곧 다가올 가을을 여유로움 속에서 기다려 보자. 지나고 나면 이 여름도 추억이 될 것이다.
장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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