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라는 1등 리그에서 항상 약해 보이지 않고 잘하는 이미지 간직하고파”
“상대방의 스킬을 플레쉬로 피하면서 원딜이 먼저 이니쉬 열 때 짜릿해요”

박증환 LCK팀 주장
박증환 LCK팀 주장

[일요서울ㅣ장휘경 기자] 10·20대 청년들은 장래 직업에 대한 원대한 꿈이 있지만, 자신의 진로 설계가 과연 올바른 것인지 확신을 얻지 못해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일요서울이 다양한 직업군의 멘토를 만나 그 직업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알아봄으로써 청년들에게 올바른 직업관을 심어주고 진로를 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번에는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10·20 청년들을 위한 멘토로 박증환 LCK팀 주장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헤나 박증환은 대한민국의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이머로 아이디는 Hena이고 포지션은 AD 캐리이다. 현재 BNK FearX에서 활동 중인 그는 LCK팀 주장을 맡고 있다.

2019년 6월, 스피어 게이밍에 입단하면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한 박증환은 2020시즌을 앞두고 하이프레시 브리온에 입단해 주전 원딜러로 활동했다.

2021시즌을 앞두고 소속팀인 브리온이 LCK 프랜차이즈에 선정되면서 LCK 무대를 밟게 되었고 2021시즌 프레딧 브리온의 주전 원딜러로 낙점받았으며 2024시즌 전에 리브 샌드박스에 입단했다.

박증환 LCK팀 주장
박증환 LCK팀 주장

- 프로게이머가 된 동기는 무엇이고, 본인만의 독특한 플레이 스타일과 플레이 세계는 무엇인가요.

▲고등학교 때는 티어가 높지 않아서 별로 생각 없었다가 대학교 때 기숙사에서 새벽까지 게임하면서 챌린저를 찍었고 그때부터 프로게이머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의 플레이는 누구를 만나도 안정적이고 한타 때 잘 안 죽는 게 장점인 것 같아요. 특히 대회에서 이기는 상상을 하면 플레이가 잘돼요. 솔직히 경기하기 전에는 항상 긴장되는데 이긴다는 생각을 비롯해 긍정적으로 생각을 몰고 가면 자신감을 얻어 플레이가 잘되는 것 같아요.

- 게임 연습 때나 게임 시작 전 특별한 습관이나 루틴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는 경기장에 가기 전에 항상 옷을 갈아입고 가요. 유니폼을 입기 전에 평소에 즐겨 입는 사복을 입고 가서 유니폼으로 다시 갈아입는 습관이 있어요. 항상 대회 전에 즐겨 입는 스타일의 옷을 그대로 입고 가서 경기장에서 유니폼으로 갈아입으면 좀 더 편한 마음으로 게임에 몰두할 수 있고 집중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핫팩을 무조건 사용해요. 게임할 때 뱃속을 따뜻하게 하고 싶어서 항상 뱃속에 넣고 해요.

게임 시작 전 루틴은 상대방 경기를 항상 봐요. 그리고 밥을 많이 먹으면 안 되니까 항상 바나나 하나랑 단백질바 하나씩만 먹고 게임에 임하고 있어요.

박증환 LCK팀 주장
박증환 LCK팀 주장

- 게임 시 돋보이는 플레이 창출을 많이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주로 어떤 스킬을 활용할 때 가장 본인에게 짜릿한 만족감과 즐거움을 주나요.

▲제가 하는 라인이 원딜인데요, 상대방의 스킬을 플레쉬로 피하면서 원딜이 먼저 이니쉬를 열 때 짜릿해요.

반대로 좀 불안할 때가 언제냐면 상대방은 당연히 저를 무조건 공격할 텐데, 그때 제가 조금 실수를 하거나 자신감이 없을 때 불안한 마음이 좀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팀원이랑 같이 합동해서 점수를 따면 원팀으로서 하나가 됨을 느껴 너무너무 즐거워요.

- 프로게이머로서 추구하는 가치관은 무엇이며, 앞으로 어떤 프로게이머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제가 대중들 사이에서 프로게이머 하면 딱 떠오르는 사람이 되는 게 제일 목표이고요. 경기할 때마다 상대 선수가 저한테 자신감을 갖지 못할 정도로 경기 잘하는 선수로 인식되는 게 목표예요. LCK라는 1등 리그에서 누구를 만나도 약해 보이지 않고 항상 꾸준히 잘하는 이미지가 되고 싶은 거죠. 그리고 게임하는 선수라는 게 솔직히 그렇게 좋은 이미지가 아닐 수도 있잖아요. 그런 점에서 사람들한테 좀 더 긍정적이고 재밌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요.

박증환 LCK팀 주장
박증환 LCK팀 주장

- 대중들 가운데는 프로게임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존재하는데요. 프로게임에 친근함을 느끼기 위해서는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까요.

▲요즘에는 게임을 접하기 쉬우니까 일단 함께 게임을 해보는 게 제일 접근하기 쉽고요. 게임을 아예 모르시는 분들은 유튜브만 봐도 프로게이머의 세계를 알 수 있고 프로게이머의 게임 기법이나 스킬을 알 수 있어요. 유튜브에서 관심 있는 프로게이머를 찾아보면 그 선수의 플레이가 되게 많이 나와요. 평상시 생활하는 모습도 다 볼 수 있고요. 경기를 어떻게 준비하는지와 평소에 연습하는 과정들을 다큐 느낌으로 촬영한 영상들이 있는데, 그것들을 보면 프로게임에 대해 이해하기 쉬울 것 같아요.

- 프로게이머로 성공하시기까지 약간의 슬럼프를 겪기도 하셨을 텐데요, 이런 경우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항상 걱정이 많았는데 안 될 때는 연습 한판이라도 더 많이 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했어요. 다음 경기에서 이기는 상상이라든가 잘한 플레이를 생각하면서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러나 너무 플레이가 잘 안 되거나 집중이 잘 안 되면 오히려 다른 선수들 영상을 찾아보거나 그냥 좀 쉬면서 생각을 다른 데로 돌려요. 그리고 산책을 하거나 만화책을 보곤 해요.

박증환 LCK팀 주장
박증환 LCK팀 주장

- 헤나의 게임 플레이에서는 생명력이 느껴진다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프로게임의 진짜 가치는 어디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저희 팬 중에는 경기를 매일 직접 보러 오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분들은 저희가 경기에서 이기면 우시기도 하시면서 엄청나게 환호해 주세요. 그런 순간에 힘찬 함성이나 우시는 걸 보면 진짜 사명감을 많이 느끼고 게이머가 되길 잘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 지금까지 삶을 살면서 가장 본받고 싶은 사람은 누구였나요. 그분의 어떤 점이 훌륭하다고 생각하셨나요.

▲사실 본받고 싶은 사람은 할머니 외에는 딱히 떠오르는 분이 없어요. 어릴 때는 크게 못 느꼈는데 커서 생각해보니 우리 할머니는 화를 한 번도 내신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희생도 상당히 많이 하시면서 되게 배려를 많이 해주시는 그런 분이셨고 남한테 절대 피해를 안 끼치는 분이셨어요. 특히 어릴 때 집이 시골이라 먹고 싶은 게 많아도 마트가 멀어 사러 가는 것이 되게 힘들었어요. 그런데도 항상 제가 먹고 싶다고 하면 직접 멀리 가셔서 사 오셨어요. 그래서 저는 시골에서 자랐는데도 불편한 점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살았던 것 같아요.

- 마지막으로 프로게이머가 되기를 꿈꾸는 10·20 청소년들을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대다수 사람이 게임을 생각할 때 재미있고 즐거운 경기라는 인식이 있어 게임에 대해 흥미가 많을 텐데요, 막상 진지하게 해보면 되게 힘든 부분도 많아요. 막연하게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다는 느낌보다는 만약에 진짜 되고 싶으면 영상도 많이 찾아보고 집중해서 공부해야만 성공할 수 있는 직업인 것 같아요. 만약에 프로게임을 하다가 잘 안 될 때는 좌절하게 될 수도 있어요. 그러니 강한 멘탈을 먼저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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