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올림픽이 811로 끝이 난다. 예상외의 금메달 획득과 어린 선수들의 당돌함과 솔직함으로 많은 얘깃거리가 생겼다. 특히나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이자 22살의 어린나이의 안세영의 협회에 대한 폭로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금메달을 따고 협회에 그동안 묵혀왔던 억울함과 부당함을 폭로했다. ‘할 일은 하고 할 말은 한다MZ세대의 전형이다. 기성세대는 기쁜 자리에 굳이 성급하게 폭로를 해야했느냐는 질책이 따르지만 선수에게 금메달만큼 급한 게 있었다.

올림픽 얘기를 꺼낸 이유는 난장판 정치 때문이다. 만약 파리올림픽이 올해 개최되지 않았다면 개최돼도 한국이 지지부진한 성적을 냈다면 용산과 여의도는 국민들로부터 융단폭격을 받아 마땅했다. 거야발 특검.탄핵-용산발 거부권 행사가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까지 윤정부 집권 2년째 계속되고 있다. 여야 강대강 대치는 심화돼 정치와 국민이 완전 분리돼 따로 돌아가고 있다.

경제는 적신호가 들어오고 물가는 치솟는데 사회적 지도자라는 정치인들은 나만 우리만 잘 먹고 잘살면 된다는 식의 언행으로 국민머슴이 아닌 국민민폐가 돼 버린지 오래다. 문제는 사회 지도층의 이런 삐뚤어진 사고와 행동이 우리 사회에 끼치는 폐해가 엄청나다는 점이다. 힘든 때일수록 서로 도와주고 배려하고 희생이 일상적인 일반인들에게 그럴수록 피해만 본다는 안좋은 선례를 계속 심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장관도, 사단장도 잘못하고도 뻔뻔하게 잘 사는데, 왜 힘없는 나한테만 희생과 도덕을 강요받야야하는자괴감에 빠질 수 있는 요즘이다.

설상가상으로 여야 이해가 첨예한 정치적 쟁점법안으로 민생 법안은 본회의장에 오르지도 못하는 입법기관의 민낯을 목도하면서 국회를 해산시켜야 한다느니 국민소환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사실 요즘 여의도 정치를 보면 국회의원이 왜 필요한지를 전혀 체감할 수 없을 정도로 참혹하다.

개인적으로 보면 용산에는 윤석열 대통령, 여당은 한동훈, 야당 이재명 이렇게 3명만 있어도 지금의 상황에서 하등의 문제가 되지 않을까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마나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의 견제(?)라도 받지만 이재명 대표와 한동훈 대표는 그마저도 사양하고 있다.

다행히 여야 원내대표가 민생법안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합의처리하겠다며 민생협의체를 구성을 추진한다고 하니 기대는 해보겠지만 언제 또 꼬리(쟁점법안)가 몸통(민생법안)을 흔드는 희한한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50대 남자는 소문이 무섭고 여자는 왕따가 무섭다는 한 리서치기관의 발표가 있었다. 하지도 않는 언행조차도 소문이 나는 게 무서운 세상이 요즘이고 여성은 지인.가족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게 무섭다고 답했다. 그런데 그 둘을 다 갖고 있으면서도 무서워하지 않는 낯 두꺼운 사람들의 여야 정치인들이다. 소문도 무서워하고 왕따도 무서워하고 무엇보다 민심을 무서워하는 젊은 국가대표 선수들처럼 오픈 마인드의 정치인이 절실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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