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익 980억 원…전년 대비 78.9% 감소
“업황 회복 더뎌…실적 개선 요인에 더 집중해야”

현대제철 철근공장 [뉴시스]
현대제철 철근공장 [뉴시스]

건설 경기 침체로 올 2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둔 현대제철이 하반기 수익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에서는 철강 업황 개선이 더디게 나타나 수익성 둔화 국면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분기에도 국내 건설 경기 부진과 비수기 돌입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6조414억 원, 영업이익 98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4% 줄었고, 영업이익은 78.9% 증가한 수치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0일 보고서를 내고 “현대제철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는 개선됐지만 낮은 수익성이 지속되며 컨센서스를 밑돌았다”며 “실적 부진은 건설 경기 둔화 지속으로 인한 전기로 제품 판매량 부진 영향이 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NH투자증권은 현대제철의 목표주가를 기존 4만3000원에서 4만 원으로 내렸다. 당초 기대한 철강 업황 개선이 늦어지고 있는 점과 2분기 실적을 반영해 향후 수익 추정치를 하향 조정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이 연구원은 “업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실적 개선 요인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현대제철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글로벌 시장 판매를 확대하고, 고성장 시장인 인도시장의 신규 투자를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구상이지만, 하반기에도 철강 업황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성 둔화 지속 전망…불확실성 해소 관건”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현대제철은 고로 부문 롤마진 확대에도 가동률 하락 및 업황 부진에 따른 비용 인식 등으로 2분기 실적이 부진했다”며 “당분간 업황 부진에 따른 수익성 둔화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철근의 경우 최근 약 5만 원 내외 최저 마감 가격 인상 발표 후 유통가격이 반등 중이나, 유의미한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가격 반등이 수요가 아닌 제강사의 가격 정책에 의해 촉발됐고, 제강사 감산 및 수입산 철근 공백에 따른 일시적 재고 부족 상황에서의 가수요에 기반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실제 철근 외 기타 봉형강 가격에는 큰 변화가 없고, 제강사 판매량 역시 여전히 부진하다”며 “여기에 판재류 업황도 만만치 않고,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미 대선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크다”고 진단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전반적인 업황은 좋지 않지만,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긍정적으로 해소될 경우 주가는 충분히 유의미하게 움직일 수 있다”며 “현재 주가는 완연한 저평가 구간에 있다”고 평가하고,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3만6000원을 유지했다.

“3분기 스프레드 소폭 개선…일회성 비용 제거 전망”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도 현대제철에 대해 “영업실적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여름철 이후에는 성수기 효과와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철강 생산 규제로 중국의 철강 수급 개선이 기대된다”며 “내년에는 철근 내수 판매도 올해보다는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현대제철이 중국산 후판에 대해 반덤핑 혐의로 제소한 상황으로, 조사 결과에 따라 중국산 후판 수입 감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감안한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투자가 유효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3분기에는 스프레드가 소폭 개선되고, 일회성 비용도 제거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국내 건설 경기 부진과 봉형강 제품의 여름철 비수기로 현대제철의 3분기 전체 강재 판매량은 438만 톤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여전히 내수가 극도로 부진하지만 제강사들의 적극적인 감산과 적자폭을 최소화하기 위한 시장 정상화 정책으로 3분기 전기로 스프레드는 소폭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하나증권은 현대제철의 수익성 회복은 느리지만 조금씩 개선 중이고, 현재 주가는 밴드 최하단에 근접한 주가순자산비율(PBR) 0.2배에 불과하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부담도 제한적이라고 봤다. 이에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가 4만3000원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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