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무난하게 당선됐다. 결선투표 없이 1차에서 승리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집권여당 당 대표에 올랐다. 한 대표는 친윤과 갈등을 겪으면서 친윤에서 비윤으로 반윤에 절윤이라는 말까지 들으면서 대통령과도 껄끄러운 관계를 가졌다.

하지만 당대표직에 오른 한 대표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삼겹살 만찬을 함께하면서 묵은 앙금을 털어내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29일 오찬 이후 178일 만에 같은 식탁에 마주 앉은 것이다. 러브샷도 했을 정도로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러브샷을 윤 대통령은 잔에 맥주를, 한 대표는 제로콜라를 채웠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4·10 총선을 전후로 극한 대립을 보였던 두 사람은 화합 분위기 속에 새출발을 알렸지만, ‘채상병 특검법’, ‘김건희 여사 문제등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 민주당 등 거야는 당장 국회 본회의에서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한 재표결 절차가 진행했다. 결과는 3명의 국힘에서 이탈표가 나왔지만 부결됐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이 무력화되려면 여당에서 8표 이상 이탈해야 하는데 채상병 특검에 전향적인 한 대표도 야당 측 안()에는 반대했다. 윤 대통령과 러브샷을 해놓고 뒤통수 칠 분위기도 아니다. 결국 야권발 채해병 특검은 폐기수순을 밟았다.

그러나 현재 권력인 윤 대통령과 미래권력인 한 대표가 마냥 화기애애할 수 없다. 김건희 여사문제도 그렇고 사설 댓글운영의혹도 전대에서 불거진 만큼 넘어야 할 산이 첩첩산중이다. 무엇보다 당과 대통령실의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고 거야와의 싸움을 하기위해선 한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당내 우군 확보다.

현재 국민의힘 108석중에서 친한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을 보면 20명도 채 안된다. 다수가 친윤이고 영남출신들이다. 서울 출신에 당 비대위원장한 게 전부인 그로선 당내 세력 확보가 최우선적으로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한 대표가 이재명 대표와 윤 대통령 사이에서 살아남기위해서는 최소 8명의 전사가 필요하다. 자신의 목숨을 받쳐서라도 한 대표를 지킬 최소한의 호위무사가 8명인 까닭은 자명하다. 192석을 가진 야권으로선 108석 국민의힘 8표 이상 이탈표가 나와야 쟁점법안.특검.탄핵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이재명 대표가 한 대표에게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는 이유다. 대통령 탄핵이든 김건희 여사 특검이든 한 대표의 암묵적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 역시 한 대표와 목숨을 함께할 8명이 있는 이상 한 대표를 무시할 수 없다. 거부권 행사했다가 재의결 될 경우 바로 레임덕이자 식물정권이 된다.

하지만 한동훈과 8인의 호위무사들은 당장 칼을 빼들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은 한 대표와 함께할 동지들이 세를 규합해야한다. 물론 그 첫 단추는 당직인선이다. 탕평이 아닌 친한계로 채우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친윤과의 한바탕 갈등도 터져 나올 것이다. 지금은 윤 대통령 한 대표, 이재명 대표가 서로 웃고 있지만 진검승부의 시기가 무르익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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