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이익 2100억 원…전년비 257.1% ↑
“북미향 매출 비중 증가…이익 성장세 지속될 것”

전력기기 업황 호조에 힘입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HD현대일렉트릭에 대해 증권업계가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했다.

HD현대일렉트릭의 이익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증권가의 호평이 이어지면서 주가도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24일 HD현대일렉트릭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64% 오른 36만5500원에 거래됐다. 장 초반에는 8% 넘게 오르기도 했다.

이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에 대해 보고서를 낸 증권사 중 신한투자증권(37만5000원→50만 원), LS증권(41만 원→45만 원), 삼성증권(39만원→45만 원), SK증권(37만 원→45만 원), 키움증권(30만 원→45만 원), 하나증권(28만 원→42만 원), NH투자증권(35만원→41만원) 등이 일제히 목표주가를 올렸다.

앞서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9169억 원, 영업이익 2100억 원을 기록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2.7%, 영업이익은 257.1% 증가한 수치다.

HD현대일렉트릭의 올 2분기 수주액은 8억8000만 달러(약 1조2200억 원)로, 상반기 누계 23억1800만 달러(약 3조2000억 원)를 기록해 연간 수주 목표액(37억4300만 달러)의 61.9%를 달성했다. 수주 잔고는 52억5200만 달러(약 7조2835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41.1% 증가했다.

“아직 남은 피크아웃 타이밍…호황 즐길 때”

이동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HD현대일렉트릭은 2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대폭 상회했다”며 “북미 매출과 수주잔고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2030년까지의 전방 사이클에 주가 피크아웃 구간도 이연된다고 판단돼 아직 호황을 즐길 때”라고 말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모든 부문에서 전년보다 외형이 성장했으며 전 분기 대비로는 회전기기 부문에서만 소폭의 역성장이 나타났다”며 “전력기기의 경우 북미와 중동 시장 강세에 유럽 매출 확대가 이어지고 있고, 배전기기와 회전기기도 매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종속법인은 미국 법인이 꾸준히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하고 있고, 중국 법인도 빠르게 회복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유 연구원은 “물류 문제에 대응한 조기 납품에 더해 환율 영향도 마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서 “일회성 이익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매출 규모 확대에 따른 고정비 절감으로 연간 20%대 마진 달성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SK증권은 HD현대일렉트릭의 2분기 실적을 두고 사이클‧매크로‧경영전략 등이 모두 잘 맞아떨어진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폭발적인 영업이익 성장 배경에는 2022년부터 시작된 변압기 수요-공급 불일치로 인해 판가가 지속해서 상승한 영향이 있다”며 “또한 미국으로 향하는 전력기기 수출이 증가하는 와중에도 환율이 1400원대로 유지가 됐으며, 매출액 상승으로 간접비 배분 및 자체적인 원가절감 노력에 따른 영업레버리지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도 “HD현대일렉트릭이 2분기 영업이익은 2100억 원으로 실적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며 “전력기기 업황 호조로 전력변압기, 고압차단기, 배전변압기, 선박용 배전반 등 전 제품군에서 매출과 이익률이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수익성이 좋은 북미 지역의 매출 비중이 증가한 부분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이 연구원은 “현재 수주잔고 내 북미 비중은 60% 수준으로 북미 매출 비중이 점진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로 최근 AI 데이터센터향 수요가 더해지며 변압기 수요 강세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 정책 변화 가능성 감안해도 견조한 시황

한편, 미국 정책 변화 가능성을 감안해도 견조한 시황은 유지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유재선 연구원은 “전력 공급 부족을 해소해야 하는 상황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중장기 실적 측면에서 뚜렷한 악재를 찾기 어렵다”면서 “북미 대선 진행 상황에 더해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추이를 지속해서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유 연구원은 “3분기 이후에 나타날 수 있는 일시적 외형 둔화 가능성을 감안하더라도 기존 제시된 가이던스(목표)는 상회할 여지가 많다”며 “수주 마진이 견조한 북미향 잔고와 매출 비중 상승에 따라 전사 실적도 중장기 우상향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전력망 투자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특히 전력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안정적이고 값싼 전력망 구축 등은 필수적이라서 정책적 지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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