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씹 전대로 변질된 진흙탕 싸움 중단, 민생현안 경쟁 나서길
용산 권력에 대한 차가워진 보수 언론 향배도 직시해야

자고 나면 매일 언론에선 거의 하루 종일 온통 읽씹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발음도 쉽지 않고 사실 정확한 뜻도 잘 모르는 신조어 같아 찾아보니 문자를 읽고도 답장 하지 않거나 무시하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란다. 여권 내에선 국민의 힘 전대가 심지어읽씹 전대라 불릴 정도로 가장 큰 이슈가 되어 죽을 맛이라고 한다.

김건희 여사가 총선 전 당시 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게 보낸 문자를 놓고 여권 전체가 블랙홀에 빠져있다. 진위와 배경, 속뜻 그리고 왜 하필 지금에 와서 한동훈 전 위원장이 무례하게 총선에 영향을 줄 큰 이슈를 깔고 뭉갰는가를 놓고 책임 공방까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국민의 힘은 22개원 국회 원 구성 협상에서 민주당 독식의회 독재를 비난하며 국회 참여를 보이콧 하다가 원내에서 싸우겠다며 울며 겨자 먹기로 들어왔다. 여당 원내대표는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 권유로 돌아오기까지 했다. 원내에 들어왔지만 아무런 성과도 못 내고 여전히 거대 야당에게 수모만 당하는 모양새다. 집권당 체면을 생각하면연민의 정까지 들 정도이다.

민주당은 연일 탄핵의 길을 더 탄탄하게 다지기 위해 사전 정지 작업을 보다 촘촘히하고 있는 마당이다. 경찰의 해병대 채상병 사건조사발표에도 불구하고 야당은 특검법을 통과시켰고 윤 대통령은 또다시 거부권을 행사했다. 물고 물리는 거대 야당과 소수 여당의 다람쥐 쳇바퀴 도는 소모적 권력 다툼은 여전히 끝낼 생각이 없는 듯하다.

그런데도 집권 여당의 전당대회에선 책임있는 국정운영 뒷받침이나 산적한 현안, 국회에서의 협치를 통한 민생정책 실천, 의료계 파업 등 산적한 현안들에 대한 토의나 공방, 정책경쟁은 눈을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 사상 유례없는 국지성 폭우와 장마 피해가 늘어감에도 정치권은 안중에도 없다.

부동의 1위를 달리는 한동훈 후보는 억울하겠으나, 공격하는 나머지 후보나 용산과 김 여사의 의중을 대변하는 후보나 당내 세력만을 탓할 바도 아니다. 한동훈 후보 스스로가 이슈 전환을 시도하고 전당 대회 다운 집권당의 리더쉽 회복방안과 정책 현안에 대한 논쟁으로 유도해야 한다. 그러나 전당대회가 어느덧 여권 전체가 한동훈 비 한동훈의 거대한 갈라치기 구도로 형성되었기에 이미 정책이나 비전은 들어설 자리가 없어진 듯하다. 오직 죽느냐 사느냐만 남은 것 같다.

정치권에선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억세게 운이 좋다는 말이 나돈다.‘용산과 집권 여당이 어쩌면 저렇게도 야당의 탄핵론에 불을 지피는 일들만 골라서 하고 있을까라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고도 한다. 명색이 집권당 전당대회가 대통령 부인이 보낸 문자를 놓고 읽씹 논쟁충성경쟁까지 벌이며 야단법석으로 날을 새고 있는 행태는 누가 봐도 한심 그 자체가 아닐 수 없다. 차라리 흥행 전대를 위한 의도된 극심한 대결 구도 설정하에 이뤄진 논쟁이라면 그나마 위안이라도 할텐데 그런 조짐조차도 없다.

집권 여당 국민의 힘은 냉엄한정치, 민심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거대 야당의 탄핵론 다지기는 결코 빈말이 아님은 법과 제도적 절차성을 확보해 나가는 수순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보수 언론의 차가워지고 있는 대통령과 김 여사에 대한 시각도 예사롭지 않다.

위기의 윤석열 정권그리고 용산을 둘러싼 국민의 차가운 눈초리에서 집권 여당은 지금이라도 읽씹 전대를 중단하고 국민의 마음이 향하고 있는 곳에서 치열한 경쟁을 해야할 것이다

※ 외부필자의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