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3일 실시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나설 당대표 후보로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윤상현 의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 4인이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했다. 이재명 추대가 거론되는 더불어민주당에 비하면 한 달은 정국을 주도할 수 있는 카드다.

지난 4월 제22대 국회의원선거의 패장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불화설로 출마가 불확실했지만, 표 계산도 해보고 검표도 해본 결과 당대표 당선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는지 막판에 출마로 방향을 튼 것이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한동훈 후보에게 줄서기를 거부하고, 이제까지 후배였던 한동훈에 가려서 빛을 보지 못하던 원희룡 후보에게 줄서기를 함으로써 자신의 당내 정치적 영향력을 확인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나경원 의원은 촉망받던 여성 정치인에서 보수정치인의 대모로 성장하였지만, 홀로서기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 지난 당대표 선거에서 용산의 명을 받은 초선의원들의 연판장 사건으로 당권의 꿈을 접었던 적이 있기에, 이번에는 당을 위해 차기 대권의 꿈을 잠시 내려놓겠다며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원희룡 후보에게 줄서기를 하면서 모든 꿈이 물거품 될 위기에 처해버렸다.

윤상현 후보는 이부망천으로 불리면서 국민의힘의 신 험지로 탈바꿈한 인천을 지역구로 둔 5선 의원이지만, 과거 힘 있는 누나의 후광을 업고 당에서 감 놔라 배 놔라하던 시절의 그가 아니기에 존재감은 제로에 가깝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울림에 스스로 놀라며 옛 시절을 곱씹는 중이다.

원희룡 후보는 당초 출마하기가 어렵지 않겠냐는 견해가 지배적이었지만, 자신에게 과감하게 줄 서 보겠노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확인한 후에 당대표 후보 경선에 나서게 된 것이다. 그가 믿는 것은 오직 용산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용산을 되뇐다. 오직 예수라며 지하철 객차를 오가는 신자의 간절함이 그에게 오버랩 된다.

그런 점에서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의 상수는 한동훈 후보다. 28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경선에 반영되는 국민의힘 지지층·무당층대상 조사에서 한동훈 후보는 38%의 지지를 얻었으며, 나경원 후보와 원희룡 후보가 각각 15%의 지지율로 동률이었고, 윤상현 후보는 4%의 지지율에 그쳤다. 답변을 유보한 응답자는 28%였다.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28일 발표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도 한동훈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59.3%의 지지를 받아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고, 원희룡 후보 15.5%, 나경원 후보 12.6%, 윤상현 후보 5.9%였으며,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6.7%였다. 현재까지 여론조사의 대세는 한동훈 후보에게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당원투표 80%, 국민의힘 지지층·무당층 여론조사 20%’의 룰로 치러진다. 국민의힘 당원의 40%TK(대구·경북) 지역에 거주한다고 한다. 홍준표 시장에게 문전박대당하는 모습이 안쓰럽지만, 그것도 윤석열의 대체재가 되기 위해서는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하이에나처럼 달려들 3인의 후보들의 협공도 견뎌내야 한다. 자신의 정치적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민의힘의 당권을 접수하고 한동훈의 국민의힘으로 만들어야 한다. 어차피 상대 쪽에 이재명 대표가 건재한 이상, 국민의힘을 접수하면 윤석열의 길을 갈 수 있다.

그것은 나경원, 원희룡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는 더 처절하게 전개될 것이다. 이재명의 존재는 국민의힘에게는 축복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국민의힘 당대표를 결정하는 가장 큰 손은 이재명이다. 이재명 대 한동훈(?)의 싸움은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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