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론, 탄핵론 지지율 높아도 버티기 일관 배경과 의도 궁금
- 여당 내 대통령 비판 노골화도 레임덕 가속화 재촉

물밑에서 또는 비공식 석상에서만 오가던 윤 대통령 탄핵론이 최근 민주당 최고위에서 처음으로 직접 거론됐다. 윤석열 정권 출범 3년 차에 접어드는 동안 정치 도의상 자제했거나 야권을 향한 다양한 검찰수사로 수세에 몰렸던 민주당 등 야권이 대통령 탄핵론에 본격 나선 모양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통령의 채상병 특검법안 거부권 행사에 대해 탄핵 열차가 시동을 걸고 있다고 했고, 이 대표는 검찰 믿고 특검하지 말자는 건 깡패 믿고 경찰에 신고하자는 것이라며 현 공수처 수사자체를 인정치 않았다. 민주당을 위시한 범야권 6개 정당과 시민단체 등이 참석한 해병대원 특검법 재의요구 규탄 야당·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도 개최했고 주말 대규모 장외집회 등 특검법 관철 투쟁 강도를 높일 태세이다.

윤 대통령과 여당이 총선 참패 후 국정운영 변화의 최대 과제가 소통과 협치임에도 불구하고 야권 반발이 명약관화한 채상병 특검법 안에 결국 거부권을 행사한 배경과 숨은 의도가 무엇인가 궁금해지는 때이다. 민주당이 진정 탄핵으로 대통령을 끌어 내리려는 것인지, 아니면 총선 심판당한 윤 대통령이 도대체 뭘 믿고 저렇게 버티는 것인지 국민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될 처지인 듯싶다.

최근 여론 조사중 채 상병 특검법에 찬성한다는 비율이 67%에 달하고 보수층에서도 찬성이 49%로 반대 의견을 14%P 앞섰고, 여권 텃밭인 대구·경북에서도 찬성 64%·반대 24%로 나타났다는 결과도 있다. 여권은 인정하고 싶진 않겠지만 방송인 김어준 씨의 여론조사 꽃의 조사 결과 채상병 특검 거부권 행사시 탄핵 필요가 면접 조사방식에선 56.3%(CATI), 자동응답(ARS)62.1%로 비교적 높게 나왔다.

대통령실과 정부 여당이 특검법 대세론을 모를 리 없겠지만, 내세운 명분은 오직 현재 수사 중이라는 것 외엔 없다. 공수처는 그렇게 민주당이 목매어 탄생시킨 고위공직자 수사 전담 기구이지만 민주당은 믿지 않는다. 21국회 마지막까지도 타결되지 않은 특검법은 22개원 즉시 또다시 특검법이 추진된다. 그것도 더 거센 조국 신당까지 합세한다.

몇가지 시나리오가 제기되기까지 한다.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지만, 28일 표결에서 안철수 등 여당 이탈표로 가결될 경우이다. 또 하나는 22개원 협상의 법사위, 운영위 쟁탈 과정과 상임위 배정 밀당 과정에서 여당이 특검법활용 카드로 삼는 방법으로 이는 너무 정략적이지만 여당의 이득이 크다면 가능할 수도 있다. 그리곤 윤 대통령의 결단이 남아 있다. 공수처 수사의 윤곽이 드러나면 대통령의 말대로 본인 스스로가 특검을 요구하는 형식이다.

물론 이들 시나리오 중 어떤 것이든 특검은 해결될 수 밖에는 없을 것이지만, 가장 궁금한 것은 지금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특검 정국 형성이 어떤 의도와 전략이 있는 것인가 일 것이다.

혹자는 윤 대통령의 전략적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역대 정권의 탄핵의 역설을 그 전략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에 대한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과 새천년민주당, 자유민주연합의 연대 탄핵 사유정치적 중립성 위배였다. 그러나 당시 노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탄핵 반대 여론이 65%를 상회할 정도로 반대론이 강했다. 이후 총선에선 탄핵 역풍으로 노 대통령의 열린우리당이 압승했다. 노 대통의 노련한 정치적 의도와 전략으로 해석한 이들이 많았다. 탄핵안 가결때까지 버티고 기다렸다는 것인데 과연 얼마나 설득력 있는 추론인지는 모르나 결과론적으로 보는 시각일듯하다.

사실 지금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과 정국 주도권 회복의 기폭제나 전략은 무엇일까를 생각해보면 해볼수록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막막한 상황이다. 보수 언론 조차 탄핵을 언급하고 도대체 제대로 된 정책이 뭐가 있는가 질타할 정도이니 말이다. 종착지 없는 의정대립, 해외직구 규제 방안, 고령자 운전 제한 등 총선 이후에도 정신 못 차린 정책 혼선들이 난무한다.

여당의 한동훈 전 위원장,오세훈 시장, 유승민 전 의원등 잠룡들의 정책비판도 봇물 터졌다. 임기 3년이나 남은 대통령을 향한 거침없는 쓴소리들이 레드라인을 넘었다는 평이 정설이다. 동물의 왕국에서 보듯이 사냥감이 피 흘리고 쓰러질 듯할 때 맹수는 더 거침없이 명줄을 끊기 위해 사력을 다하듯 밀리듯 수렁에 빠진 권력과의 차별화가 시작된 듯하다.

윤 대통령의 레임덕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여당 그들의 눈에도 말이다. 대통령을 때려야 불과 몇 년 후에는 나는 그때 윤 대통령과 다른 길을 걸었다는 징표가 될 테니 말이다.

그래서 윤 대통령은 지금 특검법을 버틸 때까지 버티고 탄핵론이 온 누리에 퍼져 국민의 힘 내부의 동조와 이탈로 탄핵정국이 올 때까지 간다면, 과연 정국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과 여론은 어떨까를 내다보고 있기라도 하는 것인지 도무지 의아할 뿐이다.

산행길, 칠흑같이 어둡고 무서운 밤에 길을 잃거나 헤매 일 땐 차라리 한곳에 안전하게 머물며 체력을 비축하여 새벽이 오길 기다리는 것이 더 안전할 수도 있다는 말도 있듯이 윤 대통령은 무엇을 기다리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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