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개원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과반을 훌쩍 넘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득의만만하다. 원내대표, 당대표, 국회의장까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앉힐 수 있다. 그렇게 자신을 안만나주던 윤석열 대통령과 영수 회담도 갖고 간만에 꿀맛같은 휴가를 즐기고 있다.

171석을 차지한 민주당은 들떠 있다. 22대 국회가 열리면 김건희, 한동훈 특검도 예고하고 있다. 거야 의석수로 탄핵과 개헌을 빼고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부지기수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회 상임위 전 위원장을 민주당이 가져가야한다고 오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22대 국회의원 당선인 입장에서는 가장 뽐내고 싶고 튀고 싶을 때가 바로 요즘이다.

그런 들떠 있는 분위기를 삽시간에 수그러뜨린 인물이 있다. 바로 이재명 대표다. 윤 대통령과 영수회담을 마치고 온 날이 공교롭게도 자신의 친위부대인 더민주혁신회의 당선인 간담회날이었다. 31명의 당선인과 뒷풀이장에서 웃음과 술잔이 오갔다. 이재명 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들자는 구호도 나올 만큼 화기애애했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바로 그 순간 이 대표가 한 마디 했단다. “이번에 거저 된 사람들 많이 있죠? 강북에 한민수 대변인도 그렇고...”

일순간 좌중은 찬물을 끼얹듯 조용해졌다. 이 대표의 말은 명확했다. 당신들이 잘나서 된 게 아니고 내가 무리해서 공천을 줘 이 자리에 왔다는 점을 명심하라는 점이다. 또한 우리가 잘 나서 당선된 게 아니고 윤 대통령이 못해서 금뱃지를 달았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출한 셈이다. 이 대표도 여의도에 나도는 민주당 당선인들을 명돌이가 아닌 윤돌이라고 부르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여튼 결론은 버킹검이다. 앞으로 내 말 잘들으라는 것이다. 사법리스크로 인해 국회체포동의안이 당내 찬성표를 던진 인사들로 인해 통과됐을 때 이 대표의 심경은 찢어질 듯 아팠을 것이다. 그 아픔을 참고 지난 총선에서 친명횡재, 비명횡사라는 공천혹평에도 과감히 자신의 측근들과 충성을 맹세한 인사들에게 공천을 준 이유다.

지금은 이 대표가 웃고 있지만 사법 리스크속에서 또 어떠한 굴욕을 맛볼 지 알 수 없는 처지다. 검찰이 죽자고 덤비면 이 대표도 죽자고 싸워야 한다. 그럴려면 아군이 한 몸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한다. 지난번처럼 배신자가 나오면 안된다. 또한 이 대표는 총선전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벌써 측근들을 중심으로 연임설을 흘리고 있다. 당권에 나설려는 인사들이 당내 있을 수 없다. 이 대표 단독 추대론이 힘을 받을 공산이 높다.

결국 향후 이 대표가 거침없이 당을 이끌고 나가기위해선 현재의 그립형 리더십은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과 협치를 한다면 향후 당내외적으로 넘어야 할 산들이 한 두개가 아니다. 언제까지 현 정권과 싸울수만도 없다. 국민을 위해 도울 것은 도와주고 반대할 것을 반대해야 한다. 그 과정에 얻을 것과 잃을 것이 있을 것이다. 또한 이 대표는 개인 희망사항이지만 윤 정부와 사법리스크도 풀어야 할 과제다.

이 대표에게 가장 피해야 할 것이 적전분열인 셈이다. 그런 의중이 정확하게 나온 말이 거저 발언이다. 참 무섭고도 냉철한 발언이다. , 한민수 대변인은 더혁신회의 회원이 아니다. 그 자리에는 편법대출 의혹양문석 당선인과 이대생 성상납 발언으로 선거내내 당을 괴롭힌 김준혁 당선인이 있었지만 이 대표는 그 둘은 지목하지 않았다. 참으로 자기 새끼 챙기는 타고 난 정치인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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