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은 왠지 분주하다. 스마트폰의 5월 일정이 빼곡하다. 가족, 친지는 물론 스승, 친구들과의 약속이 하루가 멀다 하게 연이어 있다. 아마 가정의 달을 핑계 삼아 그동안 소원했던 사람들과의 관계를 재정립하기 위한 몸부림이 아닌가 싶다.

며칠 전 대학 은사님을 찾아뵈었다. 팔순을 넘기신 지 오래됐지만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보람차게 노년을 보내고 계신 것 같아 안심이 되었다. 초인종을 눌렀더니 은사님보다 먼저 반기는 이가 나타났다. 나의 은사님을 지키는 수호신 윤돌이였다.

윤돌이는 지난 10여 년 동안 은사님 댁과 은사님을 지키는 충직한 개의 이름이다. 사납기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한 번 짖기 시작하면 그칠 줄을 모른다. 오랜 기간 은사님 댁을 드나든 나를 보면 익숙해질 만도 한데, 꼬리를 내리고 뒷걸음질 치면서도 목이 터지게 짖어대면 민망하기 그지없다. ‘윤돌이는 내게는 그저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개에 불과하다.

글의 초입이 길었다. ‘윤돌이는 나의 은사님 댁 충견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지난 410일 치러진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비밀 당원으로 의심되는 윤석열 대통령의 자학의 통치술에 의해 당선된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 그리고 조국혁신당 출신 국회의원을 일컫는 말이다. 대략 190명에 육박하며 제22대 국회를 이끌어갈 동량들이다.

필자는 지난 45일 자 본 코너에서 제22대 국회의 민낯을 예측했었다.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들은 제21대 국회를 가뿐하게 뛰어넘는 사상 최악의 국회, 전무후무한 최악의 국회가 전개될 것이라고 예측한 것이 그것이다.

근거는 있다. 과거 더불어민주당의 전신 정당들이 자신들의 능력, 노력과는 무관하게 국회의원선거에서 상상을 초월한 승리를 맛본 적이 두 번 있었다.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역풍으로 열린우리당이 152석을 차지하여 제6공화국 최초로 여대야소 국회를 탄생시킨 것이 첫 번째 승리였다.

이 선거에서 당선된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탄돌이라고 불리었고, 특히 108명의 초선의원들은 나중에 ‘108번뇌로 회자되면서 탄돌이국회의원들의 무능함을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그때 초선의원으로 당선된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현재 5, 6선 국회의원이 되어서 차기 국회의장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 현실이 아이러니하다.

두 번째 승리는 더불어민주당과 그 괴뢰정당인 더불어시민당, 그리고 그 우당인 열린민주당이 대통령 탄핵과 개헌을 제외하고 모든 것이 가능했던 180석을 획득한 제21대 국회의원선거였다. 선거 승리의 요인은 코로나19’ 국면에서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방역시스템을 선보였던 정세균 국무총리와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이었다. 이때 당선된 의원들을 필자는 코돌이라 불렀다.

그런데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제21대 국회는 역대 최악의 국회였다. 그들을 뽑아준 유권자들조차 “180석 가지고 뭐 했냐!”는 볼멘소리를 입에 달고 살았다.

그리고 상상을 초월하는 세 번째 승리는 이번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거두었다. 이러한 승리는 이재명 대표의 혁신 공천의 결과도 아니고, 조국 대표의 뛰어난 선거 전략에 기인하지도 않는다. 오롯이 대통령 노릇을 잘할 수 없다는 강박에 기초한 윤석열 대통령의 야당 탓을 위한 결과물에 불과하다. ‘윤돌이들에게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윤돌이들이 이재명 대표의 방탄뿐만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국회 본연의 역할에 힘써 주기를 기대한다. 사상 최악의 국회, 전무후무한 최악의 국회는 어디까지나 빗나간 예측이 되기를 윤돌이들에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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