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양호한 실적…밸류에이션 개선 기대
“피크아웃 우려 완화…주주환원 정책 강화”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빌딩 앞 모습. [뉴시스]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빌딩 앞 모습. [뉴시스]

현대차가 올해 1분기 호실적에 더해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이 커지면서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상향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증권업계는 대체로 현대차가 비우호적인 업황에도 불구하고 1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현대차가 역대 최대 배당을 책정하는 등 주주환원 정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점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DB금융투자는 12일 현대차에 대해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지역에서 예상보다 수요가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27만 원에서 32만 원으로 상향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현대차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한 39조4583억 원, 영업이익은 4% 증가한 3조7180억 원으로 전망됐다. 이는 시장 기대치(영업이익 3조 6202억 원)를 웃도는 수준이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원화 약세와 미국 도매 판매 증가가 손익에 부정적인 요인들을 상쇄해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며 “특히 해외 도매 판매와 수출 물량이 많은 3월 원·달러 환율이 약세를 기록해 실적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현대차는 주당배당금(DPS) 증가 등 주주환원을 확대하고 있다”며 “탄탄한 실적까지 고려하면 현대차의 밸류에이션은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증권도 최근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기존 27만 원에서 29만 원으로 올렸다. 피크 아웃(정점에 이른 뒤 둔화) 우려가 완화됐고 주주환원도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은 3조6300억 원으로 시장 기대치에 부합할 것”이라며 “올해는 연간 낮은 물량 증가율로 인한 이익 모멘텀 둔화가 아쉽지만,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하이브리드(HEV) 등을 통한 믹스 효과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북미 전기차 전용 공장 완공과 전기차 모델의 순차적 투입이 밸류에이션 회복의 추가적인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레거시 업체에 유리해진 환경…현대차 주가에 호재”

KB증권은 현대차에 대해 레거시 자동차 업체들에 유리해지는 산업 환경이 현대차 주가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목표주가를 기존 25만 원에서 29만 원으로 16% 상향하고,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 둔화, 자율주행 기술 개발 지연 등으로 자동차의 미래차 전환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전기차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에서는 자동차 관련 환경규제를 완화하는 등 레거시 업체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환경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KB증권은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4.4% 감소한 3조4334억 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약 5.2% 하회하는 수치다. 강 연구원은 “기대 이하의 판매 대수와 인건비 등 고정비 전망치를 상향했음에도 불구하고, 우호적인 환율 환경으로 인해 영업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폭은 3376억 원으로 제한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올해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9.8% 줄어든 12조1372억 원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16.2%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 가시화 기대감

한편, 5월 밸류업 프로그램 공개 후 현대차의 추가적인 주주가치 개선안도 주목된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GM, 포드, 도요타, 혼다 등 미국과 일본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들의 주가가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완성차 주가만 부진한 형국”이라며 “시장의 기대감, 주가와 주주정책 모두 밸류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짚었다.

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HEV 판매 정체 해소를 통한 xEV 물량 확대와 밸류업 프로그램 가시화는 현대차 실적 개선의 관건이 될 전망”이라며 “균형 있는 HEV-BEV 포트폴리오 기반의 현대차 xEV 시장 대응력과 고부가가치 중심 판매 확대 흐름은 현대차의 실적 하방 우려를 제한할 것이며, 주주환원 방안 가시화에 대한 기대감 또한 유효하므로 향후 주가 상승에 대한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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