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첼로 연주, 독특한 표현방법으로 높은 성장 이뤄”
“예술은 나를 표현하는 것… 끈기로 성장하는 예술인 되길”

천혜진 첼리스트
천혜진 첼리스트

[일요서울ㅣ장휘경 기자] 10·20대 청소년들은 장래 직업에 대한 원대한 꿈이 있지만, 자신의 진로 설계가 과연 올바른 것인지 확신을 얻지 못해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일요서울이 다양한 직업군의 멘토를 만나 그 직업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알아봄으로써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직업관을 심어주고 진로를 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번에는 ‘첼리스트’를 꿈꾸는 10·20 청소년들을 위한 멘토로 천혜진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탁월한 해석과 탄탄한 연주가 돋보이는 첼리스트 천혜진은 예원학교를 거쳐 서울예고 재학 중 도독해 뒤셀도르프 국립음악대학 학사 졸업 후 하노버 국립음악대학에서 전문연주자과정을 졸업하며 연주자로서 기반을 탄탄히 세웠다.

음악저널 콩쿠르 입상을 시작으로 조선일보 콩쿠르 1위, 대구 TBC 음악콩쿠르 1위 없는 2위, 이화·경향, 국민일보 콩쿠르, 난파 음악콩쿠르 입상 및 이태리 국제콩쿠르 10 Don Vincenzo Vitti 콩쿠르 1위를 하며 재능을 일찍이 선보인 바 있고, Courchevel 프랑스 국제캠프, 안젤리카 메이, 알토 노라스 등 세계적인 교수들의 캠프에 참여해 마스터 클래스와 연주하며 다양하고 폭넓은 음악적 역량을 넓혔다.

이뿐만 아니라 Andreaskirche Merkenich Joint Concert 쾰른 초청연주, 독일 Beethovenhalle홀 연주, 뒤셀도르프 첼로 8중주·4중주 실내악 연주를 시작으로 Duisburg 전기회사 초청 피아노 실내악 연주, 이천아트홀 듀오 리사이틀과 뒤셀도르프 실내악 페스티벌 연주, 서울 솔리스트 첼로 앙상블 캠프 교수진으로 참여 및 연주하며 솔리스트뿐만 아니라 실내악 연주자로도 활발히 활동하는 등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첼리스트 천혜진은 하노버 오케스트라 수석, Jugend sinfonie Orchester Sachsen-Anhalt 객원단원, 모스틀리 오케스트라 객원수석, 서울 오케스트라 객원수석, 앙상블 TIMF 객원단원, 앙상블 에클라 객원단원, 앙상블 포럼21 객원단원을 역임했으며,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과 IBK챔버홀에서 누클레오 앙상블(Nucleo Ensemble)의 정기 공연을 매년 성공적으로 여는 등 활발한 실내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강동교육청영재원과 인천영재교육원, 인천예술고등학교 강사를 역임한 그는 현재 선화예술중학교에 출강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천혜진 첼리스트
천혜진 첼리스트

- 어릴 적에 처음 첼로 연주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7살 때부터 플릇을 연주하기 시작했는데 잦은 기침 때문에 다른 악기로 음악을 계속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때 친언니가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어서 현악기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언니보다 키가 크다는 이유로 바이올린보다 큰 첼로를 선택하게 됐어요. 또한, 앉아서 편안하게 연주할 수 있고 다양한 음역과 저음의 소리 울림이 좋아서 선택했어요.

- 첼로란 악기는 어떤 특징과 매력을 가졌다고 생각하시나요.

▲사람의 목소리와 비슷한 저음의 울림을 가진 악기로 다른 악기보다 서정적이고 마음을 울리는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에요. 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음역을 연주할 수 있어서 첼로 악기로만 편성되는 앙상블이 가능하고, 베이스와 솔로 부분 등 다양한 편성에 필요한 악기이기 때문에 모든 앙상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도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천혜진 첼리스트 (맨 오른쪽)
천혜진 첼리스트 (맨 오른쪽)

- 오는 4월19일에 금호아트홀에서 공연하실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취지의 공연인지 소개해 주세요.

▲이번 공연은 제가 제일 좋아하고 애정을 품은 곡들로 편성했는데요. 대중적인 곡이 아닌 클래식 곡이어서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쉽게 듣고 접할 수 있도록 첼로의 매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표현하고자 노력했어요. 이번에 기획된 멘델스존, 프랑크 소나타 두 곡은 모두 첼로의 매력을 제일 잘 표현할 수 있는 곡이에요. 특히 3악장은 서정적이며 마음을 울릴 수 있는 곡으로 애절하면서도 깊은 울림이 강렬해 사람들과 같이 소통하는 데 최고라는 마음으로 이 공연을 기획했습니다.

- 현재 여러 연주 활동과 함께 선화예술중학교에서 후학 양성을 위해서도 공헌 중이신데, 자신의 어떤 예술적 특색과 장점을 제자들에게 전수하고 싶으신가요.

▲무엇보다도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을 크게 갖고 계속 배우며 발전하는 음악인이 되길 바라고 있어요. 예술은 나를 표현하라고 만들어진 것이잖아요. 답이 없어서 어렵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예술은 나만의 느낌과 생각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연결 도구로서 큰 역할을 하거든요.

재능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끈기와 인내를 배우고 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공부를 통해 스스로 변화하고 성장하는 예술인이 되길 바라요. 그리고 나 또한 같이 성장하는 첼리스트로서 후배들과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천혜진 첼리스트
천혜진 첼리스트

- 우리나라와 해외를 오가며 수학하시고,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무대에서도 연주 활동을 이어오셨는데, 우리나라 첼로 연주 수준은 세계 속에서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시나요.

▲우리나라 클래식 음악 수준은 세계의 여러 유명 콩쿠르에서 한국인이 1위에 오르는 등 비약적인 발전과 성장을 통해 현재 높은 수준임을 입증하고 있는데요. 첼로 연주 또한 단순한 연주가 아닌 독특한 방법으로 자신만의 표현방법을 찾아가고 있어요. 이제는 입시라는 틀에 맞춰진 동일한 음악에서 벗어나 독창적인 음악으로 높은 성장을 이루며 출중한 음악 세계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죠.

- 우리나라에서 첼리스트로서 성공하고 인정받으려면 어떻게 노력해야 하나요.

▲첼리스트뿐만 아니라 모든 음악인은 대중들이 자신의 클래식 음악에 쉽게 접하고 그것을 통해 함께 소통하며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인정받는 성공한 음악인이 되는 길인 것 같아요. 그러려면 청중들이 자신의 클래식 음악을 친근하고 편하게 들을 수 있도록 평생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다양한 음역대와 여러 장르의 음악에 도전하며 자기의 재능을 찾아가도록 앞서가면 좋은 평가를 받을 거예요.

천혜진 첼리스트
천혜진 첼리스트

- 우리나라 음악계가 지속 발전하려면 첼리스트들이 어떤 방향으로 기여하는 것이 좋을까요.

▲다양한 음악으로 쉽게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전통의 고전적이고 원칙적인 클래식을 전파하는 끈기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할 수 있는 한 파격적이고 진취적으로 끊임없이 파고들며 클래식 음악을 작곡자의 의도대로 배우고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고요. 그 음악을 쉽고 대중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음악가로 성장해 우리나라 음악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 첼로를 연주하시면서 얻은 삶의 지혜 또는 확고하게 세워진 가치관이나 신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너무나도 많은 것을 음악을 통해 배우고 있어요, 음악은 무섭게도 나를 제일 잘 표현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음악을 통해 나를 파악하고 알아가면서 나의 가치관을 정립시키게 돼요. 그렇게 정립된 나의 가치관과 꿈을 향해서 음악을 표현하려고 매일 매일 다짐하는데, 무엇보다도 끈기가 가장 중요한 디딤돌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 마지막으로 첼리스트를 꿈꾸는 10·20 청소년들을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2시간 넘는 공연을 기획하려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정신적인 에너지 충전도 중요하지만 체력 관리와 더불어 자신의 몸의 유연성도 연구해야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해요. 누구나 답이 없는 예술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면 할수록 더 어렵다고 하죠. 하지만 끈기를 가지고 진심으로 음악을 표현하다 보면 언젠가는 관객과 기쁨으로 소통하게 되는 음악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두려움 없이 음악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음악인이 되길 바라며 진심으로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음악가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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