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피크아웃 우려에도 창사 이래 최대 판매량 달성
“올해 실적 향방은 전동화 차종의 실적 기여가 핵심”

기아 EV9 [뉴시스]
기아 EV9 [뉴시스]

기아가 지난해 4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지난해 기아는 시장의 피크아웃(실적이 정점을 찍고 둔화하는 현상) 우려에도 창사 이래 최대 연간 판매 실적을 기록하며 약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아는 도매 판매 기준 국내에서 56만3660대, 해외에서 251만6383대 등 총 308만5771대(특수차 5728대 포함)를 팔았다. 이는 2022년 대비 6.3% 증가한 수치다. 올해는 국내 53만대, 해외 266만3000대, 특수 7000대 등 글로벌 320만대 판매를 목표로 세웠다.

이날 대신증권은 기아에 대해 4분기 영업이익이 3조2000억 원으로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4분기 연결기준 판매 대수는 68만8000대로 기존 추정(74만대) 대비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주요 레저용 차량(RV) 판매 비중이 39.1%로 전년 동기 대비 1.4%포인트 상승하며 판가와 수익성이 양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환율 하락으로 약 1570억 원의 감익도 예상되지만, 물량·믹스와 판보충비 효과로 상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 연구원은 “기아는 올해 판매 가이던스로 전년 대비 3.7% 증가한 320만대를 제시했다”면서 “올해 내연기관엔진(ICE) 신차 모멘텀 또한 제한돼 매출 성장세 둔화가 예상되지만, 주요 차종 판매가 온기 반영되며 이익 체력을 증명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기아의 지난해 예상 주당배당금(DPS)은 5500원에서 6000원으로 배당수익률 6%대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높은 배당 매력 등 감안 시 추가 상승 여력 충분”

하이투자증권도 기아의 4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한 26조3억 원, 영업이익은 14.5% 늘어난 3조 원으로 시장 기대치에 부합할 것으로 추정했다.

조희승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는 계절적 성수기임에도 12월 영업일수 감소와 이머징 마켓(신흥 시장)의 지리적 이슈로 도매 판매 대수가 73.1만대를 기록했다”며 “4분기 글로벌 평균판매단가(ASP)는 3338만 원으로 추정되며, 높아진 인센티브의 부담은 부정적이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경쟁사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북미‧유럽 비중 확대 중심의 믹스 개선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또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원자재 가격 안정화가 4분기에도 반영될 것으로 봤다. 다만 임단협 성과급 관련 인건비와 러시아 매각 관련 일회성 비용이 이를 상쇄할 것이란 분석이다.

조 연구원은 “올해는 긍정적이지 않은 업황과 보수적인 판매 전망에도 불구하고 11조 원 내외의 이익 규모를 지속하며 10년 전과 달라진 이익 레벨을 증명할 것으로 보인다”며 “여전히 높은 배당 매력과 높아진 이익 레벨을 감안했을 때 추가적인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기아의 올해 실적의 향방은 전동화 차종의 판매 성과 기여가 핵심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판매량 가이던스는 340만대로 지난해 판매량 목표치와 전체 규모가 동일하며, 실제 지난해 판매량은 308.6만대를 기록해 4% 성장을 목표로 한 것을 알 수 있다”면서 “내수 수요는 부진하겠지만 미국의 경제 환경이 여전히 강하고 신흥국도 인도 등의 시장에서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했다.

특히 최근 전동화 차종의 이익 기여도가 양호하다는 평가다. 정 연구원은 “다양한 지역에서 판매가 확대되고 있는 HEV(하이브리드) 차종에서 연결 마진을 상회하는 수익성이 기대된다”며 “전기차(EV) 경쟁 심화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반사 수혜로 HEV 수요가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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