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익 4조2379억…“역대 최대 분기 실적”
해외·국내 판매량 모두 늘어…환율 효과도 한몫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 [뉴시스]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 [뉴시스]

현대자동차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4조 원대를 돌파하며 증권가 전망치를 뛰어넘는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이에 현대차에 대한 증권가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보다 하반기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어 현대차가 주가 상승을 이뤄낼 지 주목된다.

현대차는 올 2분기 영업이익이 4조237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2%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42조2497억 원(자동차 33조7663억 원, 금융 및 기타 8조4834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7.4% 늘었다. 순이익은 3조3468억 원으로 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률은 10.03%로 집계됐다.

특히 매출의 경우 지난해 4분기(38조5236억 원),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3조5927억 원)를 각각 넘어서는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이다.

2분기 해외 시장 판매량은 105만9713대로 전년 동기 대비 8.5% 늘었다.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및 기타 부품의 수급 상황이 개선돼 생산이 증가했고 견조한 대기 수요가 실적을 이끌었다. 영업이익은 판매대수 증가와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 우호적 환율 효과로 전년 동기보다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전년 대비 12.7% 증가한 20만5503대가 판매됐다. 지난해 말 출시한 ‘7세대 디 올 뉴 그랜저’와 1분기 출시한 ‘디 올 뉴 코나’의 판매가 본격화되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가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해외에서는 생산 증가와 더불어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6,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판매가 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 늘어난 85만4210대가 팔렸다.

매출 증가에는 판매 대수 증가, 제네시스와 SUV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 환율 효과 등이 바탕이 됐다. 올해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4.4% 상승한 1315원을 기록했다.

“피크아웃 우려에도 수익 유지 가능”

증권가에서는 현대차 실적이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우려를 감안해도 주가는 저평가된 상태라고 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현대차에 대해 피크아웃 우려가 크지만 글로벌 재고일수가 1.3개월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에도 안정적인 성장세가 기대되며, 양호한 실적과 배당이 주가 하방을 지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피크아웃이라는 해석보다는 제품 경쟁력 향상과 브랜드 인지도 개선에 따른 판매 규모 및 영업실적이 과거 대비 레벨업되는 과정으로 판단된다”며 “하반기 영업이익률은 약 8% 후반에서 안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증권은 현대차가 하반기에도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 환경 불확실성과 경쟁 심화 우려가 있지만, 믹스 효과와 낮은 재고에 기반한 효율적인 인센티브 집행으로 양호한 수익성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률이 테슬라보다 높았다”며 “3분기 이후 인센티브와 환율 등 가격 환경이 부정적 모멘텀으로 작용하겠지만, 믹스와 물량 효과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초과 수요 국면이 지속되며 피크아웃 시점이 밀릴 것으로 봤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재고가 1.3개월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미국에서 테슬라발 전기차 경쟁 심화와 IRA 보조금 대응을 위해 전기차 위주로 인센티브가 증가 중”이라며 “당초 10월 말에 가이던스를 조정할 예정이었으나 예상보다 수요가 강해 2분기에 가이던스를 상향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 1월에 제시했던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다. 매출액 성장률은 종전 10.5~11.5%에서 14~15%, 영업이익률은 6.5~7.5%에서 8~9%로 높여 잡았다.

현대차는 아이오닉6 글로벌 판매 본격화, 신형 코나 일렉트릭과 고성능 모델 아이오닉5 N 출시를 통한 전기차 판매 확대, 생산·판매 최적화, 5세대 완전변경 싼타페 글로벌 출시 등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해 점유율 확대와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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