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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지난 2월 리이매진(Reimagine) 전략을 앞세우며 2036년까지 배출가스 제로를 실현하겠다고 밝힌 재규어 랜드로버가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를 기반으로 수소연료전지 자동차(FCEV) 프로토타입 테스트 진행에 나선다. 이에 수소차 강국인 독일, 일본 그리고 한국의 완성차 업체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랜드로버코리아에 따르면 배기가스 제로를 지향하는 올 뉴 디펜더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프로토타입은 올해 말부터 영국에서 테스트를 시작해 오프로드 주행 성능과 연료 소비량 등을 검증할 예정이다.

이에 일요서울은 재규어 랜드로버의 수소연료전지차 프로토타입 첫 차량 선정에 다른 차도 아닌 올 뉴 디펜더가 이름을 올리게 된 배경 확인에 나섰다. 

올 뉴 디펜더에 올린 수소연료전지 구동 장치

앞서 지난 1월 일요서울은 올 뉴 디펜더를 3일간 시승하며 그 강점을 체험한 바 있다. 당시 올 뉴 디펜더가 세계적인 지옥의 레이스로 불리는 ‘다카르 랠리’를 개조도 없는 순정 양산 차량으로 지원에 나섰다는 소식에 따른 시승이었다. 

첫째 디펜더의 압도적인 안전성. 랜드로버는 올 뉴 디펜더만을 위한 새로운 알루미늄 D7x 플랫폼을 개발했다. D7x 아키텍처의 경량 알루미늄 모노코크 구조는 랜드로버 역사상 가장 견고한 차체를 제공했다. 이는 기존의 바디-온-프레임 방식 차체 설계보다 3배 더 견고하다는 것이 재규어 랜드로버의 설명.

이날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수소연료차 실험과 관련해서는 지난번 시승하신 올 뉴 디펜더 차량과 동일한 차량에 다른 디자인 변화 등을 가미하지 않은 차량 그대로라고 보면 된다”며 “단지 내연기관 엔진 대신 수소연료전지를 원료로 하는 전기구동장치가 적용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토타입이라 상용화 되는 단계는 아니지만 이를 기반으로 테스트를 거쳐 향후 수소차 상용화를 대비하게 될 것”이라며 “영국 정부가 의지를 내비치며 지원에 나선만큼 재규어 랜드로버에게는 큰 사업이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재규어 랜드로버에 거는 영국 정부의 기대

둘째 디펜더의 역사적 의미. 디펜더는 1947년 세계 2차대전 이후 지속 영국에서 군용차량으로 채용돼 왔다. 한국전쟁에도 영국군과 함께 참전한 바 있는 디펜더는 전 세계 분쟁 지역 곳곳에 투입돼 왔다. 1990년대 영국군의 요구에 따라 현재의 모습을 갖췄으나, 911테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거치며 2016년부터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지난해 지금 모습으로 등장했다.

재규어 랜드로버의 첨단 엔지니어링 프로젝트 ‘프로젝트 제우스(Project Zeus)’는 영국 정부 지원을 받는 어드밴스드 프로펄션 센터(Advanced Propulsion Centre)에서 일부 펀딩을 받는다. 이를 통해 올 뉴 디펜더 위에 수소 파워트레인 최적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재규어 랜드로버라는 전통의 영국계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역사적 의미를 지닌 올 뉴 디펜더와 함께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사업을 향한 발걸음을 떼는 것은 경쟁사들에게는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정도 기술력과 전통을 가진 기업의 수소차 개발과 영국 정부의 지원은 그간 수소차 시장을 선점해온 독일이나 일본, 한국 등의 완성차 기업에 자극제가 될 것”이라며 “특히 적이 없는 올 뉴 디펜더를 프로토타입 테스트에 투입한 것도 신의 한 수”라고 말했다. 

한편 재규어 랜드로버는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프로토타입 연구·개발 및 제작을 위해 델타 모터스포츠(Delta Motorsport), 오스트리아 AVL, 마렐리 오토모티브 시스템즈, 영국 배터리 산업화 센터(UKBIC) 등 세계적인 파트너들과 협력해 오고 있다. 아울러 2036년까지 배출가스 제로 실현, 2039년까지 자동차 생산·공급·운영 전반에 탄소 중립 달성을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