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기우 언론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 참여가 초읽기에 돌입했다.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7월 입당가능성이 거론되면서다.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소식이 알려지자 여권에서도 윤 전 총장 견제에 나서기 시작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윤석열 파일을 거론한 것이 단적인 예다. 이에 국민의힘 내에서는 윤 전 총장 엄호에 나섰고, 윤 전 총장도 네거티브 대응팀을 조만간 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정치 초년생인 윤 전 총장이 네거티브가 난무하는 대선 정국에서 혹독한 검증을 이겨낼 수 있을지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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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입당 결심한 윤석열본격 검증대 올라
- 송영길 대표, ‘윤석열 처가 문제정조준...긴장 고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정치판으로 부른 것은 지지율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보수진영 후보 중 1위를 기록했다. 알앤써치가 매일경제MBN 의뢰로 지나 12일 전국 18세 이상 1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상 양자 대결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43.8%, 이재명 경기지사는 34.1%의 지지를 얻었다. 범야권의 주자 선호도 조사에선 윤 전 총장이 37.9%를 얻어 10.3%를 기록한 무소속 홍준표 의원을 큰 격차로 앞섰다. 이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6.4%, 유승민 전 의원 6%, 원희룡 제주지사 4%, 최재형 감사원 2.5% 순이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석열, 7월 국민의힘 입당, 정계진출초읽기

윤 전 총장도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최근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을 만난 데 이어 정진석 의원을 만났다. 또 경제 전문가 출신으로 작년 7월 여당의 임대차 3법 강행 처리 때 나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하는 반대 토론을 해 화제를 모은 초선의 윤희숙 의원도 만났다. 특히 국민의힘 내 검찰 출신 등도 윤 전 총장과 연락을 취하거나 만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한 인사는 이렇게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당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입당했다면 의원들 중 안 대표를 지지할 세력이 있었다. 이 타이밍을 놓치다보니 안 대표도 안철수 지지세력을 잃어버린 계기가 됐다. 대선이 다가올수록 현역의원들이 대선 주자들에게 줄을 설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감안했을 때 윤 전 총장이 입당한다면 윤석열계가 생겨날 수 있다. 벌써부터 당내에서 누가 윤 전 총장이랑 가깝고, 누가 윤석열계가 될 것이라는 피아식별분석을 하고 있다.”

또 정치 초년생인 윤 전 총장이 제3지대로 갈 경우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이준석 돌풍으로 인한 국민의힘에 대한 여론 변화가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에 영향을 미친 배경으로 읽힌다.

이와 관련, 윤 전 총장과 가까운 야권 한 인사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해 내년 대선에 도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입당 시기를 검토중인 것으로 안다이르면 7, 늦어도 8월에는 국민의힘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여권, 윤석열 파일 수집 공정 이미지 무너뜨린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씨가 재판을 마치고 법원 경위의 도움을 받아 법정 밖으로 나오고 있다. 2021.03.18. 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씨가 재판을 마치고 법원 경위의 도움을 받아 법정 밖으로 나오고 있다. 2021.03.18. 뉴시스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석열 검증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윤석열의 수많은, 윤우진 등 사건에 대한 파일을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적당히 되는 게 아니다. 하나씩 제가 자료를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당에서 윤 전 총장의 파일을 수집해왔다는 방증으로도 읽힌다. 송 대표가 언급한 윤우진 사건은 윤 전 총장 측근인 윤대진 전 검사장의 친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뇌물수수 무마 의혹이다.

또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외에도 여권이 윤석열 인사청문회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한 제보가 상당수 들어왔던 만큼 윤 전 총장의 파일을 손에 쥐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해찬 대표 시절에도 당 지도부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인사들을 두루 만나 윤석열 파일을 수집해갔다는 말까지 흘러나왔었다. 여당에서 수집해 갔다는 윤석열 파일은 윤 전 총장의 장모 사건이라는 후문이다.

현재 윤 전 총장의 장모 최씨는 동업자 3명과 함께 의료재단을 설립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파주시에 요양병원을 운영하면서 의료법상 의료기관이 아님에도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229천만원의 요양급여를 부정 수급한 혐의로 의정부지법에서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동업자 3명은 2017년 유죄가 확정됐고, 최씨는 2014년 이사장직에서 사퇴하면서 병원 운영에 관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책임면제각서를 경영진으로부터 받았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또 윤 전 총장 부인의 도이치모터츠 주가조작 의혹과 함께 윤 전 총장이 검사시절 수사하면서 특정 피의자를 친소 관계 때문에 봐주는 등 사건처리를 엄정하게 하지 않았다는 의혹 관련 내용도 여당이 수집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윤석금 전 웅진그룹 창업자이자 회장이 관여된 웅진플레이시티 의혹이 대표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윤석금 회장 관련은 증권가에서 윤석열 테마주로 주목을 받았고, 윤 전 총장이 파평윤씨 문정공파 35대손인데, 윤 회장도 문정공파 35대손이라는 것이다. 이 외에도 또 다른 윤석열 파일이 터져나올 전망이다.

이와 관련, 여당의 한 의원은 윤석열 사단 등 검찰 내부 권력투쟁에서 패배한 이들을 중심으로 관련 상임위에 정보가 들어온다윤 전 총장에 대한 검증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했다.

여당의 또다른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의 가족 등에 대한 것들이 노출되면 정치 초년생인 윤 전 총장이 버틸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윤 전 총장은 박근혜 국정원 댓글 수사, 문재인 정부 적폐 수사를 하면서 공정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게 됐다. 윤 전 총장의 공정 이미지를 불공정 이미지로 바꾼다면 지지율은 빠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 대표가 지난 조국 사태 사과를 하면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의 기준은 윤 전 총장의 가족 비리와 검찰 가족 비리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고, 이낙연 전 대표가 검찰은 자신들에게 공정했는지, 야당의 유력 대선 후보로 거론되면서 세상 앞에 아직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윤 전 총장은 스스로에게 제기된 문제들 앞에 지금 공정한지를 질문하려 한다고 언급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추미애, 윤석열 뉴시스
추미애, 윤석열 뉴시스

반격 나선 윤석열, 네거티브 법조 출신 대응팀 구성

이처럼 여권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한 검증을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자, 윤 전 총장도 반격에 나서는 분위기다. 윤 전 총장 측 손경식 변호사는 송 대표를 향해 누구보다도 원칙을 잘 아는 법조인 출신 정치인들의 언행이 도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판부 판단이 이뤄지는 동안 법정 밖에서 함부로 가타부타 논란을 빚는 것은 사법·재판제도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일부 정치인들이 수사기록 내용도 모르면서 일방적인 비방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 전 총장이 본격적인 정치참여에 앞서 야당 정치인의 면모를 보여주는 쪽으로 태세 전환을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윤석열 대선 준비팀을 조만간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네거티브 대응 차원에서 복수의 공보 담당자를 선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치권에 입성하기 전 자신과 가족을 겨냥한 여권의 공세를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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