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지지율 급락 최대 리스크는 공직 사회 무사안일 현상 표출
- 윤 대통령, 집권 여당 현 모습 지속 시 정권교체론 현실화

최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20%에서 맴돌고 한동훈 대표와 여당의 동반 하락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야당은 정권 몰아붙이기에 들어섰다. 추석이 끝나자마자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일제히 심리적 정권 교체론심리적 탄핵론을 던졌다.

의료대란과 채상병, 김건희 여사 특검 등 관련 악화된 추석 민심을 근거로 정권교체와 탄핵이란 단어 앞에 심리적이란 알 듯 모를듯한 표현을 붙였지만, 정작 야당이 대놓고 하고 싶은 말은 사실 정권 내놓고 물러나란 말인 듯하다. 박근혜 정권도 20%대에 들어서면서 정권 몰락징조가 나타났다는 주장은 현 정권도 계속 이러면 탄핵도 불사할 수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실제 여권 전체의 국민 신뢰도가 최악의 상태로 내려앉고 있고 향후 더 하락할 조짐도 없지 않다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기도 하다. 통상 대통령이 국정운영의 중심이나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 국민에게 비추어지면 여당이 대통령과 정부를 강력하게 견제하고 질타해서 정신 차리게 해왔다.

국정 난맥상을 보이는 정책 혼선이 있다면, 여당이 정부를 견인하여 국민 여론과 눈높이 맞춰 나가려 했고 대통령과 정부는 마지못해 따가 가야만 했다. 물론 레임덕 논란은 불가피하다. 힘이 없으니 여당에 끌려다니는 것이니 말이다.

그러나 현 집권 여당의 문제는 무엇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지조차 모르거나 외면하는 듯한 윤석열 대통령과 용산 대통령실을 견인해낼 힘이 없다는 것이다. 과거 평생을 검사동일체 원칙이라는 한 우물에서 선후배 검사로 한솥밥을 먹었던 윤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가 이렇게 사이가 멀어질 줄 누가 알았겠는가. 어지간하면 윤 대통령이 한동훈 대표에게 힘을 좀 실어줘서 의료대란이든 채상병 특검이든 뭔가 받아들이는 시늉이라도 할 텐데 아직까진 요지부동이다.

아직은 윤 대통령의 임기가 반환점을 남겨뒀지만 여전히 힘은 있다고 믿기에 그런 것 같다. 절대 끌려가면 끝난다는 생각이거나 한동훈 대표의 말을 들어주더라도 대통령이 기꺼이 수용하는 모양새라도 갖추고 싶은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대통령 지지율이 20%대가 던지는 가장 큰 리스크는 사실 정치권이 아니다. 공무원과 공직 사회의 기강과 의욕이 문제다. 정권의 정책 방향이나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왜 내가 나중에 돌팔매 맞을 일을 두 팔 걷고 나서야 되지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정권의 영이 안 선다.

야당이 내세우는 심리적 정권 교체론이나 심리적 탄핵론의 타깃도 어쩌면 윤 대통령이나 여당에 던지는 메시지보다 공무원과 공직 사회에 파고드는 충격파가 훨씬 더 크고 세다. ‘왠만하면 중립 지키고, 오래 공직에서 버티려면 야당 말 잘 들어라는 뜻이다.

조국 혁신당은 이미 조국혁신당탄핵추진위원회'까지 구성해놓은 상태다. 여차하면 탄핵 소추안 발의를 위한 준비 해서 국민에게 내놓겠다는 것이다. 물론 제 눈에 대들보는 안 보이고 남의 눈에 티끌은 보인다는 식으로 야당이 자신들의 잘못됨이나 법적 심판을 받고있는 인물들이 탄핵 운운하는 게 어불성설이라 하더라도, 정권교체와 탄핵론이 지금 전혀 생소하지 않은 세상이 된 것만큼은 분명하다.

그런데도 윤석열 대통령과 집권 여당은 너무 안이하고 한가롭다는 느낌 마저 주고 있다. 절박감도 다급함도 보이질 않는다. 그저 걱정만 하는 모양새이다. 대승적 결단이 없다. 뭔가 애쓰지만 감동적이지도 않다.

조만간 윤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와의 만남이 예정돼있다고 한다. 대통령 임기가 반환점을 돌 때가 왔지만 여전히 윤 대통령과 한 대표를 비롯한 집권 여당은 공동운명체이다. 윤 대통령도 제발 지금까지 하던 대로 하지 말고 뭔가 좀 확실하게 달라졌다는 모습부터 보여줬으면 한다. 한 대표도 결기 있는 당 대표의 자세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해왔던 대로 야당은 떠들어라 우린 그냥 간다식으로만 한다면, 정말 집권여당에서 조차 아마도 심리적 탄핵상태가 될 수도 있다는 심각성을 깨달아야 할 때이다. 윤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지금 이대로의 모습이 지속되길 야당은 학수고대하고 있음도 눈치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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