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해양 ‘마약 사각지대’ 전락

[해양경찰청]
[해양경찰청]

[일요서울 | 박정우 기자] 대한민국 해양이 또 다른 마약 사각지대로 떠올랐다. 최근 5년 사이 해양 마약범죄 적발 횟수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압수된 마약 중 코카인만 13만 그램, 총 400만 명이 동시 흡입할 수 있는 용량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점점 치밀해지는 마약유통 수법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마약범죄 적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검거 건수는 총 3473건이며, 연도별로는 2020년 412건, 2021년 518건, 2022년 962건, 2023년 1072건, 2024년 6월 기준 509건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4년 상반기 마약사범 검거 실적은 509건, 검거 인원은 395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검거 건수는 약 38%, 검거 인원은 약 28% 증가해 최근 5년 사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5년간 범죄 유형별 분류를 보면 밀수·경작 마약사범이 1316명으로 가장 많았고, 투약 493명, 판매·운반·소지 144명, 밀수 7명, 제조 1명 등 순이었다. 마약사범으로 구속된 인원은 50대 이상(91명)이 제일 많았으며, 40대(69명), 30대(69명)가 뒤를 이었다. 

특히, 해경이 지난 5년간 압수한 마약류는 양귀비 7만7782주, 필로폰 596g, 대마 4974g, 코카인 13만5224g 등이다. 마약사범의 범죄 수법은 점점 치밀해 지고 있다. 해경은 지난 8월 마약조직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캐나다 범죄 조직으로부터 유입된 코카인 60kg을 압수했다. 

이는 20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국내 유통단계에서 적발된 코카인 중에는 최대 규모이다. 또한, 지난 1월15일 브라질에서 출항하여 부산 신항으로 입항한 대한민국 선적 A호(72,597t) 씨체스트에서 코카인 100kg을 적발한 바 있다.

송 의원은 이를 두고 “우리 사회에 심각한 문제로 자리 잡은 마약범죄가 증가하는 상황 속에서 이를 전담하는 해경 인력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마약범죄가 날이 갈수록 고도화되는 만큼 해경 마약 수사 전담인력 증원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경은 해양 마약류 범죄 근절을 위해 다방면의 방안을 마련·시행 중이다. 지난 6월 말에는 마약범죄 관련 국제 공조를 강화하기 위해 ‘해양 마약범죄수사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최근 검거한 국내·외 마약사범 수사사례를 통해 마약류 수사 기법 등을 공유했다.

해양경찰청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밀항·밀수와 관련해서도 사전 차단이나 사후 처벌 근거 확보를 위해 다크웹 등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밝혔다. 그는 “다크웹 상에서 밀항 정보, 구인·모집 등을 단서가 오고 가기에 꾸준히 모니터링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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