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아는 김문수는 이런 사람이었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재학 중에는 박정희 유신정권에 맞서 반유신 학생활동을 하다 두 번이나 제적당했으며, 소위 위장취업으로 한일도루코에 입사하여 노조위원장으로서 노동자들의 삶을 체화하였다.

전두환 5공화국 독재정권 하에서는 노동운동의 효시이며 상징과도 같았던 전태일 열사를 기리는 전태일기념사업회 사무국장으로 활동하였고, 19865.3 인천 민중항쟁을 주도한 혐의로 체포되어 2년간 옥살이도 하였다. 그의 30대까지의 일생은 노동운동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인생사였다.

1990년대에 들어오면서 노동운동에서 정치활동으로 자신의 활동 영역을 과감하게 체인지한 그는 1990년 이우재, 김낙중, 장기표, 이재오 등과 함께 진보정당인 민중당을 창당하였고, 당의 노동위원장을 맡아 활동하였다. 그러나 진보정당으로서의 민중당은 정치적으로 성공하지는 못했다.

정치적 성공을 갈망하던 그는 1996년 제15대 총선거를 앞두고 당시 대통령이었던 김영삼의 부름을 받아 이우재, 이재오 등과 함께 과감하게 진보정당과 결별하며 보수정당에서의 개혁을 꿈꿨다.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그는 젊은 패기와 냉철한 지성으로 보수정당에서 두각을 나타내어 내리 세 번 국회의원에 당선되었고, 국회의원 10년 만에 경기도지사로 선출되어 28년 동안 경기도정을 책임졌다. 그 기간 중 당내 대통령 후보 경선에도 참여하여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춘 거물 정치인으로 성장하였다.

그 후 오락가락 정치 행보로 부침을 거듭하였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눈에 띄어 2022년 장관급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제13대 위원장으로 발탁됐다. 그리고 지난 7월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지명되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지난 829일 국무위원인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정식 임명됐다. 고용노동부 장관으로는 역대 최고령 취임이었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는 오락가락 정치 행보로 부침을 거듭하던 시기의 부적절한 언동들이 부각 되어 야당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으며 결국 야당은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하였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의 임명권을 밀어붙여 김문수에 대한 깊은 애정을 과시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필자가 태어난 고향에서 3번이나 국회의원을 한 정치적 인연이 깊은 사람이다. 필자의 할머니, 아버지, 작은아버지의 상가에 당시 지역구 국회의원이었던 그는 자정이 넘은 시각에 문상을 와서 30여 분간 머무르면서 지역구민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선출직 정치인으로서의 대중적인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당시에는 당파성을 떠나 대중 정치인으로서 그의 면모를 보고 존경할 만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런 그가 지난 인사청문회에서, “일제강점기에 살았던 우리 선조들의 국적은 일본인가라는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일본이지, 국적이 한국입니까. 상식적인 이야기를 해야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시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아연실색(啞然失色)하지 않을 수 없는 역대급 망언이다. 도대체 필자가 아는 그 김문수가 맞는가 싶다. 김문수 당신은 누구시길래? 도대체? ? 그런 얼토당토 않는 망언을 서슴없이 하고 있는가?

당시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국회의원이 그에게 추가 질문을 해야 했는데 아쉽다. 그 질문을 이제 필자가 대신 묻겠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당신 아버지는 일본 사람이었다고 하는데, 그러면 あなたも日本野郎ですか(아나따모 니혼노 야로데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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