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손실 1112억 원…3분기 연속 적자
어려운 업황 지속 전망…증권가 목표가 줄하향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제공]

올해 2분기 1112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롯데케미칼이 9일 장중 11% 넘게 급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롯데케미칼 주가는 이날 전날보다 9600원(10.74%) 내린 7만9800원에 거래됐다.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의 부정적인 전망이 잇달아 나오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1112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적자폭이 증가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481억 원 적자)를 크게 밑돈 수준이다. 매출은 5조248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늘었다.

이날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하반기 완만한 회복에도 눈높이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롯데케미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하반기 완만한 회복에도 눈높이 조정 불가피”

신한투자증권은 실적 추정치 하향 및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목표 주가순자산비율(PBR) 변경을 반영해 롯데케미칼의 목표주가를 기존 17만 원에서 13만 원으로 낮췄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점진적인 수급 개선에 따른 실적 회복이 가능할 전망이지만, 더딘 중국 경기 회복 및 비우호적인 경제 환경으로 강도가 예상보다 약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내년까지 재무건전성 제고 방안(자산 경량화, 운영 효율화, 투자 리스크 관리)을 통한 4조9000억 원의 잉여현금흐름 확보가 펀더멘탈에 중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한 3분기 적자폭 축소가 예상되지만 유의미한 회복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이 연구원은 “점진적인 수요 회복 및 신증설 감소로 수급 개선이 예상되지만 회복 강도는 약할 전망”이라며 “기초소재(NCC) 흑자전환 시점은 내년 1분기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단기 변동성 확대에도 중국 재고축적 수요 및 공급 부담 완화로 개선 추세는 유효할 전망이며, 추가적인 주가 하락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해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SK증권 역시 롯데케미칼에 대해 다소 부진한 펀더멘탈 개선세가 아쉽다고 평가하고, 실적 추정치 하향 등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종전 16만 원에서 12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김도현 SK증권 연구원은 “범용소재 포트폴리오 재편, 운영 효율화 등의 전략 방향성은 긍정적이지만 단기적인 펀더멘탈 개선은 아쉽다”고 분석했다.

롯데케미칼의 3분기 영업적자는 744억 원으로 적자폭을 축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 연구원은 “올 하반기 금리인하, 중국 경기부양책 등 수요 개선의 포인트는 여전히 지속 중인 상황이며, 점진적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면서도 “범용소재 공급과잉, 중국 매크로 개선 둔화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연내 적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시 불확실성 커져…하반기 보수적 접근 필요”

미래에셋증권은 해상운임 상승 및 중국 수요 부진 등을 이유로 롯데케미칼의 실적 추정치를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도 12만7000원에서 10만 원으로 내렸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향후 12개월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으로 인한 밸류에이션 축소(PBR 0.34배→0.28배) 등으로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의 3분기 영업손실은 654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적자폭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어려운 업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봤다. 이 연구원은 “해상운임이 하락하면서 전반적인 비용 부담이 줄어들고, 역내 물량 수출이 증가하면서 LC타이탄의 숨통도 트일 것”이라며 “다만 LCUSA(롯데케미칼 미국법인)의 대정기보수로 인해 9월 초까지는 셧다운이 될 전망”이라고 했다. 이어 “LCUSA의 3분기 정기보수 기회손실은 약 250억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화투자증권도 글로벌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어 롯데케미칼의 하반기 실적 전망에 대해 조금 더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Hold)’으로 하향하고, 목표주가도 16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내려 잡았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대외환경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면서 “재고평가손익도 유가 하락 시 부정적인 영향이 4분기까지 계속될 수 있으며, 수요 대비 빠르게 회복한 산업생산 때문에 쌓인 재고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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