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익 88억 원…전년比 75% 감소
비용 효율화 작업 통한 체질 개선 본격화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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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 비용 절감 효과로 적자 위기를 간신히 모면한 엔씨소프트가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며 하반기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기존 게임의 매출 하향세가 가속화됐으나 인건비 감소 등 비용 효율화 작업에 나서면서 영업적자는 모면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엔씨소프트가 5일 발표한 2분기 실적 공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3688억 원, 영업이익 8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6%, 75% 감소한 수치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엔씨소프트가 2012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예상보다 비용 지출이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엔씨소프트는 다양한 신작 개발과 투자를 통한 사업 다각화로 하반기 실적 반등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증권업계는 엔씨소프트의 적극적인 비용 통제와 장르 다각화 도전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하반기 실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고 보고 6일 엔씨소프트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하반기 실적 불확실성 여전히 높아”…목표가 줄하향

미래에셋증권은 엔씨소프트에 대해 기존 주요 모바일 게임들의 매출 하향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24만 원에서 19만 원으로 낮췄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기존작 매출 하향세가 가속화됐지만,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면서 “2분기 모바일 매출액은 전년 대비 26% 감소한 2180억 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7% 하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엔씨소프트는 체질 개선에 대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으나 실질적인 인원 감축 결과까지 이어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엔씨소프트는 인건비 감축을 위해 권고사직을 시행할 예정이다. 연말까지 인력을 4000명대 중반까지 줄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비영업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 개선도 이어질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삼성동 엔씨타워 유동화를 위한 매각 자문사가 선정됐고 매각 절차가 진행 중에 있다.

투자 확대 움직임도 관찰되고 있다. 임 연구원은 “엔씨소프트는 서브컬처 게임 개발사 빅게임스튜디오에 37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진행했고, 지난달에는 스웨덴 신생 게임 개발사 문로버게임즈에 대한 48억 원 규모의 초기 투자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임 연구원은 “투자를 통한 퍼블리싱 사업의 확대 및 장르 다각화는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중소규모 투자를 통한 단기간의 리레이팅은 어려울 전망”이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한 시기”라고 진단했다.

“하반기 신작들 실적 기여 낮을 것…주가 횡보 예상”

대신증권도 하반기 리니지 지식재산권(IP) 게임의 매출 등락과 실적 기여가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신작 출시로는 엔씨소프트 주가를 움직이기 힘들 것으로 판단하고, 목표가를 종전 21만 원에서 19만 원으로 하향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3분기 ‘호연’과 ‘쓰론 앤 리버티 글로벌’(TL)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후 4분기에는 리니지키우기, 블레이드앤소울2(블소2) 중국, 리니지2M(L2M) 동남아 등이 출시될 예정이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수의 신작 출시가 예정돼 있으나 최근 신작 ‘배틀크러쉬’의 아쉬운 흥행 성과에 따라 하반기 신작 기대감 역시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지루한 주가 횡보 구간이 예상된다”며 “기대치를 뛰어넘는 신작 흥행의 성과가 가시화되거나 혹은 상대적으로 기대감이 높은 내년 신작들의 출시 일정이 구체화되기 전까지 투자의견을 마켓퍼폼(중립)으로 유지한다”고 했다.

SK증권 역시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기존 27만 원에서 22만 원으로 내렸다. 모바일게임 시장 성장 둔화 및 적중률(hit raito) 하락 등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장르 다각화 도전은 긍정적이나 아직 경험 부족이라고 판단해 신규 장르인 신작 배틀크러쉬호연 택탄에 대한 매출 추정치를 하향하고, 이에 따라 내년 지배주주순이익 추정치도 기존대비 11.8% 하향했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장르 다각화, 지역 확장, 외부 스튜디오 지분 투자, 퍼플 수익화 등 변화를 위한 시도가 긍정적인 재무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내다봤다. 남 연구원은 “내년은 기대작 출시와 비용 통제 효과가 맞물려 재차 높은 이익 성장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긴 호흡에서 엔씨소프트의 변화에 주목하며 트래킹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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