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원장 월급이 얼맙니까?”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의 청문회에서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이 질문한다. 이진숙은, 모른다고 답한다. 이해민은 다시 묻는다. “어느 정도 된다고, 혹시 알고 계세요?” 이진숙이 짐작은 의미가 없다고 하자 이해민은 또 묻는다. “방통위원장 연봉이요.” 이진숙은, 다시 모른다고 한다. 그러자 이해민은 말한다. “꽤 됩니다. 장관급이기 때문에. 알아보시면 인터넷에 바로 나오고요.” 그녀가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모르는 이는 없었을 것이다. 짐작대로 이해민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 월급을 받을 자격이 있나, 저는 굉장히 낯이 뜨거운 상태인데요.” 황당했다. 이진숙은 MBC 보도본부장, 대전MBC 사장을 역임한 분, 게다가 총탄이 빗발치는 이라크에서 종군기자로 활약한 바 있다. 인터뷰 말미에 그녀가 했던 바그다드에서 이진숙입니다란 말은 수많은 여성들의 가슴을 뛰게 했고 말이다. 그런 이진숙이 방통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저 따위 질문을 받는 게 온당할까? 이해민에게 역질문을 드린다. ‘국회의원은 연간 세비 1569십만원을 받습니다. 1억에 달하는 사무실 운영비와 보좌관 9명에게 들어가는 돈까지 합치면 의원 한 명에게 연간 8억원의 세금이 들어가죠. 이해민 당신은, 이 돈에 값하는 능력을 지닌 사람인가요?’

그녀가 그날 했던 다른 질문들을 보면, “굉장히 낯이 뜨거운 상태가 된다. “막 대학 졸업한 젊은이들이 면접 준비할 때도 이거보다는 더 열심히 준비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번 정부는 이렇게 아무나 갖다가 꽂는지, 월급 찾아보시면 아, 내가 저 월급 받을 자격이 있는가, 그 생각을 하실 거 같아요.” “김홍일 전 (방통)위원장께는 회사 같으면 해고라고 했는데요, 솔직히 지금 후보자께서는 서류 탈락감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 청문회는 이진숙이 방통위원장으로서 적합한가를 묻는 자리,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나라 방송계를 어떻게 이끌어갈지에 대한 질문이 나오는 게 정상이건만, 사흘에 걸친 청문회 내내 야당 의원들은 방통위원장에 대한 전문적인 검증 대신, 후보자에 대한 도 넘은 모욕만 해댔다. 과방위원장으로 이번 청문회를 주도한 최민희가 최악의 빌런이었지만, 이해민도 그에 뒤지지 않았다. 다음 말을 보라. “자격도 없는 사람 앉혀놓고 이 많은 사람들 시간 쓰고, 방송 트래픽 써가면서. 스스로도 나는 자격이 없다, 이렇게 생각하실 거라고 저는,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그렇게 생각할 거라고 생각하고요. 사퇴 의향이 있으신지 예, 아니오로만 답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 아니오로만.”

이진숙이 방통위원장직을 수락한 이유는 자신의 부귀영화 때문이 아니었다. 인사청문회는 한 사람의 영혼까지 탈탈 털리는 곳, 이룰 것 다 이루고, 신고한 재산도 44억에 달하는 이진숙이라면, 굳이 그 자리에 서지 않고 유유자적한다고 해서 뭐라 할 사람은 없다. 그런데도 그녀가 이라크를 능가하는 야만의 전장에 다시 나온 것은, 민주당 기관방송으로 전락한 MBC를 다시 국민의 품으로 돌려놓아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다. 그런 그녀를 야당은, 그리고 이해민은 처절하게 짓밟고 모욕했다. 이런 일을 해달라고 우리 국민이 국회의원에게 그 많은 돈과 권한을 준 것일까?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해민은 이진숙의 중학교 생활기록부까지 찾아와 읇어댔다. “준법성이 결여되어 있으며, 수 차례 시정하였으나 계속 지도 요망됨.” “준법성이 없고 태만함.” 지금 기준으로 아동학대에 해당될 만한 표현을 생활기록부에 적는 교사에게 과연 선생의 자격이 있는지 물어야 하건만, 이해민은 기꺼이 악마와 손을 잡았다. 그런 그녀에게 소속정당 대표가 받은 1심 판결문을 소환해 드린다. “반성하지 않는다. 죄질이 불량하다. 자녀 입시비리에 관련해서는 어떤 편법도 문제될 것 없다는 그릇된 인식을 가졌다. 유재수 감찰 무마 관련해서는 민정수석이 공정의 잣대를 임의로 옮겼다.” 이해민은, 이런 범죄자에게 줄을 서서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생활기록부에 악평을 남긴 교사의 기대를 거스르고 훌륭한 기자가 된 이진숙과 달리, 이해민은 자신을 뽑은 당대표의 기대에 걸맞게 악다구니만 쓰고 있다. ... 그녀의 이름을 꼭 기억하자. 20247월의 대한민국이 얼마나 야만의 시대였는지를 증명해주는 좋은 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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