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카드사... 불황 극복할 묘수로 작용하나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사장). [사진=롯데카드, 뉴시스]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사장). [사진=롯데카드, 뉴시스]

[일요서울 ㅣ이지훈 기자] 카드 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사장)가 회사의 안정적인 매출에 기여를 했다고 평가받으며 '3연임'에 성공했다. 조 대표의 이번 연임은 매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변화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요서울은 연임에 성공한 조 대표의 주요 과제로 꼽히는 올해 ▲롯데카드 매각 ▲실적•건전성 개선 ▲소비자 신뢰 회복 등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와 최근 들려오는 잡음에 대해 알아봤다.

-5년째를 맞이한 조좌진...앞으로 행보에 시선집중
-매각작업·내외부 잡음으로 골머리 앓는 롯데카드

현재 카드사들은 경기 침체와 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업황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기에 수장을 교체하기보단 연임을 통한 안정을 택한 추세이다. 올해 초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등이 됐다.

롯데카드 또한 매각 작업과 업황 악화 등을 고려해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 조좌진 대표는 임기 동안 롯데카드의 실적 그래프는 우상향을 그려왔으며, 내부적 평가 또한 좋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12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지난 3월 29일 정기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통해 조 대표의 연임 안건을 의결했다. 임기는 2026년3월29일까지 총 2년이다. 지난 2020년 취임한 조 대표는 임기 동안 꾸준한 영업이익 향상 등 실적 개선에 뚜렷한 결과물을 만들었다고 평가받는다.

롯데카드의 지난해 영업수익은 2조4541억 원으로, MBK 인수 시점인 2019년 말 대비 약 58.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19년 815억 원 대비 83.67% 증가한 3063억 원을 달성했다.

지난 2022년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 매각 작업에 나섰지만, 매각가에 대한 갭차이가 커 장기화 국면에 들어선 상황이다. 롯데카드의 매각시키기 위해선 내실 경영(기업의 외연 확대, 투자 중심보다는 현재의 인력, 기술, 자본을 가지고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관리 중심으로 경영을 하는 것)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업가치 제고가 조 대표의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올 하반기 매각위해 고삐 당기는 롯데카드

조 대표의 3연임이 확정되면서 올해 5년 차에 접어든 만큼 롯데카드의 가장 큰 현안인 롯데카드 매각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중요한 대목에 있는 만큼 그에게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22년 MBK파트너스는 JP모건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한 후 예비입찰을 진행한 바 있으나 높은 매각 가격(3조 원)을 제시해 불발됐다.

조 대표는 롯데카드 매각 이외에도 내외부로 들려오는 잡음을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업계 일각에서는 입 모으고 있다. 최근 롯데카드와 중소마트 간에 카드 수수료를 두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보이콧까지 확산되는 뿐만 아니라 금융당국이 카드•캐피탈업권의 중고차금융 영업관행 개선 가이드라인을 개정, 시행을 밝힘과 동시에 지난해 발생한 롯데카드 직원들의 100억 원대 횡령•배임 사고까지 같이 언급되면서 재발방지를 위해 사전 사고 방지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카드 CI. [사진=롯데카드]
롯데카드 CI. [사진=롯데카드]

장기화되는 카드론 고금리 형세의 여파로 서민들이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와중 중소마트와 롯데카드 간의 갈등을 빚고 있다는 소식이 화두에 올랐다. 롯데카드가 중소마트에 부과하는 카드 수수료율이 타 카드사에 비해 과도하게 높다는 반발로 비롯된 문제이다. 

현재 중소마트들은 롯데카드 가맹점을 해지하면서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보이콧을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달 한국마트협회 소속 회원사 및 연대 단체는 롯데카드 앞에서 수수료 인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한 바 있다.

-중소마트와의 ‘카드 수수료’마찰... 고통받는 소상공인

한국마트협회는 "현재 일선 소매점의 카드 결제 비율은 95%를 넘어서고 있다 보니 가맹점에 카드수수료는 매출총액에 그대로 곱해지는 숫자로 인식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카드 수수료가 임대료를 웃돈다는 말이 현실이 됐다"고 지적했다.

박용만 한국마트협회 협회장은 "카드수수료의 원가를 공개하는 것보다, 협상권을 보장받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중소마트 임직원들이 피땀 흘려 이뤄낸 이익보다 많은 금액을 카드사가 단말기 하나 놓고 갈취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분노했다.

4월 총선이 마무리된 현시점에서 카드 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업계 측은 내다보고 있다. 또한 롯데카드와 중소마트 간 갈등으로 인한 가맹점 해지 움직임이 커지면서 소상공인들의 반발을 더 이상 간과해선 안 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카드 수수료율 문제와 더불어 내부통제 강화 또한 조 대표가 풀어나갈 과제이다. 지난해 롯데카드 마케팅팀 직원 2명은 협력업체 대표와 공모해 롯데카드가 부실한 제휴 계약으로 105억 원을 이 협력업체에 지급하도록 한 뒤 업무상 배임한 혐의를 받아 논란이 됐다. 

롯데카드 보이콧 현장 사진 [사진=한국마트협회]
롯데카드 보이콧 현장 사진 [사진=한국마트협회]

105억 원 가운데 66억 원을 페이퍼컴퍼니 및 가족회사를 통해 빼돌린 뒤 부동산 개발 투자, 자동차·상품권 구매 등에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범행은 주도면밀하기도 했지만, 롯데카드의 내부 통제 시스템의 부실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세 번째 임기에 나선 만큼 조 대표의 어깨는 무거워질 전망이다. 올해 매각 작업 어떻게 잘 풀어나갈지, 내실 경영을 통한 내부통제 강화를 이룰지, 잃어버린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관건인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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