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강혜수 기자] 410 총선 압승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당내 확고한 이재명 체제를 구축했다. 또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총선 과정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원내 제 3당의 반열에 올랐다.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가 이번 총선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두면서 정치권에서의 입지도 확고해졌다. 야권의 대권 구도가 이재명 대 조국양자구도로 재편됐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하지만 두 사람은 최대 약점인 사법 리스크가 여전히 상존하고 있어 총선 승리를 마냥 즐길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 뉴시스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 뉴시스

이재명, 총선 압승으로 거야 수장자리 올랐지만 앞날은 안갯속
조국, 12석 획득하며 원내 제3당 지위 획득역시 웃을 수 없는 처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22대 총선이 거야 탄생으로 끝이 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이 대표는 민주당이 지역구 161석과 민주당이 주도하는 야권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14석을 포함해 총 175석을 확보하면서 위력을 과시했다. 조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신당을 만들어 12석 획득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두 사람이 총선에서 큰 성과를 거두면서 이들의 향후 대권 가도에도 탄탄대로가 열린 듯 하다. 하지만 여전히 이들 앞날에 안개는 거치지 않은 상황이다. 두 사람 모두 사법 리스크라는 복병을 끌어안고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사법 리스크 관련 재판 결과에 따라 야권의 대권 구도는 또 한번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와 조 대표가 총선 성적표를 받아들고도 웃을 수 없는 이유다.

재판만 3개 이재명차기 대선 전에 대법원 판결 나올까

이재명 대표는 대장동 개발, 대북송금, 선거법 위반 등 7개 사건에 10개 혐의로 기소됐으며 3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서울중앙지법에서 대장동·백현동·위례·성남FC 비리 의혹과 대선 관련 허위 발언 논란과 관련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위증교사 의혹으로 모두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이들 혐의에 대해 일관되게 검찰의 정치적 기소라고 반발하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미 이 대표를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등으로 기소한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은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된 이 대표의 법인카드 유용 지시 및 묵인 행위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관련 재판은 확정 판결은 물론이고 1심 재판 결과가 나오기까지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재판이 2027년 차기 대선 전까지 진행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1심 재판이 절반 넘게 진행된 선거법 위반 사건과 함께 위증 교사 사건도 1심 선고에 오랜 시일이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대선 전에 대법원 판결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대장동 등 사건은 혐의가 많고 다툼이 치열해 재판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만일 재판 결과 이 대표가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 받게 되면 피선거권이 박탈돼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대장동 사건이나 위증 교사 의혹 관련해 금고 이상 형이 확정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두 경우 모두 현실화된다면 이 대표의 대선 출마 자격도 없어지게 된다.

재판 출석하는 이 대표. 뉴시스
재판 출석하는 이 대표. 뉴시스

2심 징역 2년 선고 조국, 향후 정치 행로 위태위태

조국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 혐의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 관련 재판에서 1심과 2심 모두 징역 2년을 선고 받고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월 서울고법 형사13부는 조 대표 자녀들의 조지워싱턴대 온라인 부정시험, 고려대 대학원 부정지원, 공주대 허위 확인서 등과 관련한 조 대표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바 있다. 유재수 금융위원회 정책국장에 대한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와 관련해서도 유죄로 판단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조 대표에 대한 총선 당선이 확정된 지난 11입시비리상고심 재판부가 결정됐다. 상고심에서는 사실관계보다 법리를 주로 따지기 때문에 올해 안에 상고심 심리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종심인 대법원 판결에서 2심 판단 결과가 뒤집히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조 대표는 1심에서 인정된 혐의와 사실관계가 항소심에서도 그대로 유지돼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았다.

다만 청와대 특별감찰관 감찰 무마 혐의 등에 대한 판단은 상고심에서도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대법원이 파기환송할 경우 파기환송심과 재상고심을 거치며 형 확정이 올해를 넘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이 확정될 경우 조 대표는 의원직을 잃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형 집행 종료 후 5년까지 더해 7년 동안 피선거권은 제한된다. 다음 대선 출마도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에 더해 조 대표는 검찰이 이번 총선 직전 지난 2018년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재수사에 나서면서 수사선상에 다시 오른 상황이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는 총선을 한 달 가량 앞두고 세종시 대통령기록관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한편 총선이 끝나고 진행된 대권구도 관련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가 여유 있게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1618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조사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24%를 기록하며 대권주자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15%, 조국 대표는 7%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홍준표 대구시장은 3%,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2%, 오세훈 서울시장안철수 의원 1% 등이었다. 이번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재판 출석한 조 대표. 뉴시스
재판 출석한 조 대표. 뉴시스

정치권에선 이재명-조국, 사법 리스크 상당한 고비

정치권 내에서는 사법 리스크로 인해 이 대표와 조 대표의 앞날이 그리 밝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민하 정치평론가 최근 CBS 라디오에서 이재명 대표는 당분간은 범야권에서 대체 불가능한 지도자의 위상을 갖게 된다원래도 대선 후보에 나섰던 인사였지만 앞으로 대권주자로서 그야말로 아주 탄력이 붙는 행보를 하게 되지 않겠느냐, 이런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딱 하나의 변수는 사법리스크라며 지금 여러 가지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일부는 재판을 받고 있는 것도 있는데 징역 이상의 형이 나오면 의원직 상실도 감수해야 하고, 혹시 피선거권이 제한되면 대선 출마도 막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평론가는 조국 대표에 대해서는 조국 대표가 이재명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대권주자급 인사로 발돋움한 거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이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리스크가 있다유죄로 확정될 경우엔 의원직 상실에 피선거권도 제한되고 대선 출마가 봉쇄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 평론가는 만약에 조 대표가 의원직을 상실해서 정치적으로 활동하기 어려운 국면이 될 때 조국혁신당이 당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 제기될 것이라며 이 상황을 어떻게 현명하게 돌파할 수 있느냐, 사법리스크가 상당한 고비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최근 YTN에서 조국 대표가 지금 대권이 가능하냐는 거다. 이재명 대표도 거의 비슷한 상황이라고 여겨진다(진행 중인 재판) 중에서 피선거권 5년을 박탈당하지 아니할 만큼의 선고를 다 받을 수 있는 우연이 있을까. 두 사람이 과연 대권 주자로서 우리가 언급이 가능한가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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