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자동차전지 고도화…“전동공구 회복 강도가 관건”
2024년 P6·46파이 배터리 양산 시작…수주 모멘텀 기대

삼성SDI 연구소 전경 [뉴시스]
삼성SDI 연구소 전경 [뉴시스]

삼성SDI가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에도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선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에도 삼성SDI는 경쟁사 대비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분기 실적의 안전핀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배터리 3사 가운데 가장 소극적인 투자 기조를 보였던 삼성SDI의 수익성 위주의 질적 성장 전략이 시장 상황과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중장기 전기차(EV) 전략을 수정한 고객사(GM, 포드 등)의 노출도가 없고, 하이엔드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중저가 차량 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점유율 확대에 따른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적어 경쟁사 대비 안정적인 분기 실적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SDI가 주력으로 하는 프리미엄 배터리 역시 수요 둔화 우려가 있으나 공급 모델의 LFP 배터리 전환으로 인한 수요 감소 영향은 없다”며 “내년에는 리비안(Rivian) 전체 생산능력 내 R1 비중을 43%에서 57%까지 늘리는 등 여전히 견조한 수요로 인한 생산량 확대가 기대돼 배터리 셀 3사 중 내년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분석했다.

또한 내년 하반기부터는 P6(6세대 각형 배터리)를 중심으로 외형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삼성SDI는 스텔란티스 미국 합작법인(JV) 1,2공장, GM 4공장에 이어 신규 고객인 현대차 공급까지 체결하며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차세대 제품인 46파이는 이미 3분기부터 라인 가동을 시작했다”며 “4분기 고객향 샘플 공급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 GM, BMW 등 OEM사들의 수주 계약도 기대되는 상황이며 본격적인 양산은 2025년에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삼성SDI는 2024년 2차전지 섹터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가가 하락했으나 내년에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요와 46파이 등 수주 모멘텀에 밸류에이션 매력까지 부각되며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중장기 실적 성장세…내년 영업이익 2조 넘을 듯

키움증권 역시 삼성SDI에 대해 올해는 전동공구용 소형전지와 전자재료의 부진으로 전사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하겠지만 내년 영업이익은 16% 증가한 2조53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실적 결정 변수가 되고 있는 전동공구는 거시 상황과 맞물려 내년 하반기에 점진적인 회복이 예상된다”며 “자동차전지는 P6 배터리로 고도화를 이루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46파이 원형전지, LFP ESS, 니켈망간계(NMx) 자동차 전지, 북미 합작 공장 등 지속 성장을 위한 기반을 강화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전자재료는 고부가 반도체 소재가 회복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연구원은 “4분기에 전고체 전지의 고객사 샘플 공급이 진행될 것”이라며 “경쟁사들이 사업화 시점을 연기하고 있는 것에 비해 삼성SDI는 2027년에 선제적으로 양산하기 위한 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삼성SDI가 배터리 산업 내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해 중장기 실적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봤다.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에 따르면 삼성SDI는 BMW, 아우디(Audi), 리비안(Rivian) 등 프리미엄 라인업 중심의 자동차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금리 기조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와 유럽 전기차 수요 정체에도 불구하고 전기차향 배터리 출하량은 꾸준하게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 3분기 기준 중대형 배터리 부문 영업이익률은 8~9% 수준을 기록하며 국내 배터리 셀 업체들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또한 고객사들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리튬인산철(LFP), 니켈망간계(NMX), 차세대 제품인 전고체 배터리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어 삼성SDI의 실적 상승세는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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