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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보문산 케이블카 건설 사업 민자 유치 실패

개발반대단체 “구멍 난 배 타고 대양 건너는 행위”

2024-09-25     육심무 기자
대전 보문산 [자료사진]

[일요서울 l 대전 육심무 기자] 대전시 도심에 자리해 오랫동안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놀이동산 역할을 담당했던 보문산은 민선 4기부터 지속적으로 개발을 추진했으나 계속 무산됐다.

한 때 놀이공원과 케이블카로 소풍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앟았던 보문산은 대전 o월드의 동물원과 식물원 등이 확장되면서 대전 제1유원지의 명성을 넘겨주고 쇠퇴했다.

보문산은 한때 대전뿐 아니라 중부권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 중 하나로 1968년 첫 운행을 시작한 케이블카와 함께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짧은 100m 구간을 운행하는 케이블카였음에도 하루 평균 500명 이상이 이용하며 대전의 명물로 자리매김했고, 그린랜드 놀이공원과 야외 수영장 푸푸랜드도 인기를 끌었지만 1990년대에 들어 보문산을 찾는 방문객은 줄어들기 시작했다.

대전 오월드와 꿈돌이랜드 같은 새로운 여가시설이 생겨나며, 보문산은 과거의 매력을 잃었고, 2003년 그린랜드와 야외수영장 등 여가시설들이 문을 닫으면서, 케이블카 역시 하루 이용자가 10명 아래로 줄어 운행 시작 37년 만인 2005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아마존 민물고래인 분홍돌고래를 들여오겠다며 민물고기 아쿠아리움인 보문산 아쿠아랜드를 조성했지만 분홍돌고래 수입은 무사뇄고 아쿠아리움 개관으로 인한 관람객 증가는 통계로 잡기 민망한 수준이어서, '태산명동 서일필'이라는 조롱을 받았다.

이장우 댖ㄴ시장은 모문산 개발사업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사진 = 대전시]

보물산 프로젝트 사업비 3천억 소요 추산

'보물산 프로젝트'는 총 3000억 원을 투입해 2027년까지 중구 보문산 일대에 150m 높이의 전망타워와 케이블카, 워터파크, 숙박시설 등을 갖춘 체류형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민선 8기들어 이장우 시장이 보물산 프로젝트로 명명한 보문산 개발사업을 역점시책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케이블카 건립을 맡기로 했던 지역 건설업체가 사업을 포기해 민자유치는 실패로 돌아간 가운데 지역구 국회의원 7석을 싹쓸이한 더불어민주당과 보궐 선거로 당선된 민주당 소속 대전 중구청장이 보문산 개발에 부정적인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

대전시는 2027년까지 중구 보문산 일원에 150m 높이의 전망타워와 케이블카, 워터파크, 숙박시설 등을 갖춘 체류형 관광단지를 조성한 ‘보물산 프로젝트’를 이장우 시장의 역점사업으로 제시했다.

민자 유치 실패, 시 재정 사업으로 추진

그러나 전망타워와 케이블카 민자유치는 지난해 공모가 유찰돼 2차 공모를 통해 계룡건설산업이 전망대를 제외한 케이블카 조성 사업에만 응모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계룡산업건설은 지난 12일 대전시에 우선협상 대상자 포기서를 제출해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계룡건설은 건설경기가 좋지 않은데다 수십년 동안 운영에 따른 이자부담 손실이 우려된다는 점에서 케이블카 조성사업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블카는 보문산 입구인 대전 아쿠아 리조트에서 시루봉을 거쳐 오월드에 이르는 3.5㎞ 구간을 잇는 사업으로 786억원의 사업비가 추산됐다.

대전시는 재공모를 통해 우선협상자 대상자를 다시 선정하지 않고 시 재정사업으로 전망타워와 함께 케이블카 조성 사업도 병행해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도시공사가 사업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350억원이 소요될 전망타워와 786억원이 투입될 케이블카 조성사업을 포함하면 1200여억원의 시 재정이 소요될 전망이다.

보문산 개발 사업 조감도

개발반대단체 “구멍 난 배 타고 대양 건너는 행위”

민간사업자가 포기한 사업을 시가 추진키로 하면서 혈세 낭비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개발반대 단체들은 "보문산 개발사업은 민선 4기 때부터 추진됐지만 사업성 부족과 환경 단체 등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면서 "재정 적자 부담으로 시설의 공동화 가능성과 막대한 혈세 투입은 대전시 재정을 더 압박하게 될 것"이라며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대전지역 환경 단체는 개발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한편, 민간 공동 위원회를 확대해 시민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문산난개발반대시민대책위 관계는 “대전시는 개발 사업에 대한 여러 논란과 우려에도 무작정 사업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며 “이전까지만 해도 문화 관광 자원을 활용한 역사 투어,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한 생태관광 등 주민 참여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지만, 어느 순간 그 움직임이 사라졌다”고 주장했다.이를 두고 시민단체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공공개발을 반대하고 있다.

특히, 전국 대부분의 관광용 케이블카가 적자에 허덕이다 보니 대전 역시 비슷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
대전환경운동연합 등은 "민자 유치에 실패한 프로젝트에 시비를 쏟아붓는 건 구멍 난 배를 타고 대양을 건너는 행위"라며 "민간 기업조차도 손을 뗀 사업을 포기하지 않는 건 시 재정을 축내고 민생을 외면하는 것밖에 안 된다"고 중단을 촉구했다.

보문산 전망대에서 본 대진 원도심 야경[자료사진]

대전시 전담 태스크포스 구성

그러나 대전시는 보문산 프로젝트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면서 계룡건설이 우선협상 대상자 포기서를 제출한 후 6개 관련부서와 도시공사를 주축으로 30명 규모의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첫 회의를 열었다.

23일 대전시는 케이블카, 전망타워, 워터파크, 숙박시설 등을 포함한 대규모 관광단지를 민간 투자로 조성하려던 보물산 프로젝트는 주요 사업이 지연되고 민간 자본 유치에 실패하면서 시가 시 재정과 도시공사 주도로 재정비해 본격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보문산 케이블카는 오월드에서 대사지구를 연결하는 3.5㎞ 구간에 정거장 2~3개를 설치하고, 총 사업비는 약 115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며, 도시공사가 직접 공사채 발행을 통해 사업을 이끌어가기로 했다.

케이블카 노선과 타워 위치가 확정되지 않아 구체적인 사업비가 나오지 않았지만, 시는 도시공사가 사업을 운영할 경우 적자가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민간이 사업을 진행 할 때보다 이자 비용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고, 오월드 인력을 일부 충원하는 방식으로 신규 법인 설립이나 대규모 인력 채용이 필요 없어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고, 운영비를 줄이면 사업이 수익 구조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시했다.

보문산의 또 다른 주요 사업인 가족 친화적인 워터파크와 숙박시설을 포함한 체류형 관광단지 조성 사업 역시 민간 투자 유치 실패로 공공 개발로 변경됐다.

이 사업은 오월드 리뉴얼과 함께 진행될 예정이며, 총 사업비는 약 1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노기수 시 문화예술관광국장은 "보물산 프로젝트는 역대 민선 시장들이 공약으로 내세울 정도로 모두가 바라고 원하는 프로젝트였다"며 "재정의 효율성을 고려해 민자 유치를 최우선으로 추진해 왔으나, 현재의 고금리와 건설 경기 상황에서 실질적인 추진이 어려웠다"면서 "공공 주도로 신속하게 전환해 빠른 시일 내에 보물산을 완성하고 시민들께 돌려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