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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풍성한 한가위’ 위해 정산대금 조기 지급 나선 기업들 (上) 삼성·SK·현대차 등 국내 주요 기업 참여

- 협력사와 상생협력 강화

2024-09-12     이지훈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8월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파리 올림픽 출장을 마친 후 귀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l 이지훈 기자] 추석을 맞아 국내 기업들이 협력사 또는 중소 협력업체에 정산대금 및 결제 대금을 조기지급하면서 ‘상생경영’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명절 전후로 두고 원자재 대금, 직원 상여금 지급 등 자금 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리는 협력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관계사들은 당초 지급일보다 앞당겨 추석 연휴 시작 전까지 지급할 계획이다.

이에 본지는 [‘풍성한 한가위’ 위해 정산대금 조기 지급 나선 기업들 (上)]에서는 국내 주요기업의 정산대금 조기 지급에 관해 다룰 예정이며, [‘풍성한 한가위’ 위해 정산대금 조기 지급 나선 기업들 (下)]에서는 국내 기업 중 유통·통신·건설 기업의 정산대금 조기 지급에 관해 다룰 예정이다.

-‘상생경영’ 앞장서는 회장님들... “국내 내수 시장 회복에 심혈”
-조기 지급 통해 ‘협력사 자금 부담 완화·경기 활성화 기대’


지난 1일 삼성은 명절에 앞서 협력회사들의 자금 부담 완화를 위해 8700억 원의 물품 대금을 추석 연휴 이전에 조기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물품 대금 조기 지급에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E&A ▲삼성웰스토리 ▲제일기획 등 12개 관계사가 참여하며 회사별로 당초 지급일에 비해 최대 15일 앞당겨 지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의 주요 관계사들은 협력회사들이 계획적으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도록 2011년부터 물품 대금 지급 주기를 기존 월 2회에서 월 3~4회로 늘려 지급하고 있다.

삼성은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 임직원 대상으로 ‘추석 맞이 온라인 장터’를 열고 ▲관계사 자매마을 특산품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생산 제품 등의 판매를 시작했다. 온라인 장터에는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호텔신라, 제일기획, 에스원 등 17개 관계사가 참여했다.

12일 SK그룹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협력사들의 자금 부담 완화를 위해 납품 대금 약 3272억 원을 조기 지급한다고 밝혔다. 이번 물품대금 조기 지급에는 SK하이닉스(1210억 원), SK텔레콤(1260억 원), SK㈜ C&C(400억 원), SK실트론(276억 원), SK에코플랜트(94억 원), SK케미칼(24억 원), SK㈜ 머티리얼즈(8억 원) 등 모두 7개 관계사가 참여한다.

해당 관계사들은 협력사 납품 대금을 당초 지급일보다 앞당겨 추석 연휴 시작 전까지 모두 지급할 계획이다. 이는 명절을 전후해 원자재 대금, 직원 상여금 지급 등 자금 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리는 협력사들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최근 내수 경기 불황 장기화로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어온 SK 협력사들에 단비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SK그룹은 매년 설과 추석 전 협력사들의 자금난 해소를 돕기 위해 납품 대금을 선지급해 왔다. 지난해 추석과 올 설에도 각각 1676억 원, 2116억 원의 대금을 조기 집행한 바 있다. SK 관계자는 “SK 각 관계사는 협력사들의 자금 운영 사정을 고려해, 평시에도 대금 조기지급을 통해 실질적인 상생 효과가 나타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어 그는 “앞으로도 중소협력사들과의 동반성장을 위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상생 활동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지난 1일 현대자동차그룹은 추석 명절을 앞둔 협력사들의 재정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납품대금 2조 3843억 원을 당초 지급일보다 앞당겨 연휴 시작 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한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약 250억 원어치를 구매해 그룹사 임직원들에게 지급함과 동시에 사회복지시설 및 소외이웃을 대상으로 기부금 등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납품대금 조기지급은 현대자동차그룹 소속 현대자동차 · 기아 · 현대모비스 · 현대글로비스 · 현대건설 · 현대제철 · 현대오토에버 · 현대위아 · 현대트랜시스 등에 부품 및 원자재, 소모품 등을 납품하는 6000여 개 협력사가 대상이다.

현대차는 2조 3843억 원 규모 납품대금 지급일을 최대 14일 앞당김으로써 직원 상여금 등 각종 임금과 원부자재 대금 등 명절 기간 일시적으로 집중되는 협력사들의 자금 운용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매년 설, 추석 명절 전 협력사들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납품대금을 선지급해 왔으며, 지난해 추석과 올해 설에도 각각 1조 9965억 원, 2조 1447억 원의 대금을 조기 집행했다. 또한 1차 협력사들도 2 · 3차 협력사들에 납품대금을 앞당겨 지급하도록 유도해 수혜 대상을 늘리고 납품대금 조기 지급의 효과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LG그룹이 추석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 및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해 납품대금을 조기에 지급하고 온누리상품권 구매, 생필품 나눔 등을 통한 상생 활동을 전개한다. 

LG는 LG전자,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 CNS, D&O 등 8개 계열사가 총 9500억 원 규모의 협력사 납품대금을 예정일보다 최대 14일 앞당겨 추석 연휴 전에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추석 명절을 맞아 원자재 대금, 상여금 지급 등 자금 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리는 협력 회사들이 안정적으로 자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조치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앞서 LG는 지난 설 명절에도 중소 협력사들의 원활한 자금 운용을 돕기 위해 1조2500억 원 규모의 납품대금을 예정보다 앞당겨 지급한 바 있다.LG 관계자는 “납품대금 조기지급뿐 아니라 상생결제시스템 확대 등 협력사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상생 활동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국내 주요 기업 중 롯데그룹이 가장 먼저 물품 대금 조기 지급을 하며 ‘상생 경영’에 앞장섰다. 롯데는 약 1만2000개 중소 파트너사에 1조500억 원 규모의 납품대금을 조기 지급한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약 80%가량 늘어난 규모다. 

대금 참여 계열사는 롯데케미칼, 롯데이노베이트, 코리아세븐, 롯데건설 등 31개 사다. 고물가, 고금리 등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 파트너사들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자는 차원에서 올해는 더 많은 계열사가 대금 조기 지급에 동참한다.

지난 11일 한화그룹은 주요 계열사들이 추석을 앞두고 협력사 대금 약 1900억 원가량을 조기 지급하고 추석 명절 나눔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20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1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윤 대통령,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려는 조치의 하나로 한화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설, 추석 명절마다 대금을 조기에 지급해 왔다. 협력사 입장에서는 명절을 앞두고 원자재 대금 등 운영자금 수요가 일시적으로 늘어나는데, 예정된 자금을 조기에 현금으로 집행해 협력사의 자금 운용에 도움을 주려는 것이다.

한화그룹 계열사별 조기 지급한 대금을 살펴보면 ㈜한화 151억 원, 한화솔루션 141억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96억원, 한화시스템 232억 원, 한화오션 833억 원 등 약 1900억 원의 대금을 평소보다 최대 59일 앞당겨 현금으로 지급한다.

또한, 한화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지역 특산품 등을 구매해 사내 상주 협력업체 및 용역직원, 주요 고객들에게 명절 선물로 증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지역 특산품 구매 금액만 총 51억 원에 이르러,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더해 추석 연휴를 앞두고 국산 농수산물 소비 증진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온누리 상품권을 약 55억 원 구매해 임직원들에게 추석 격려금으로 지급했다.

지난 5일 HD현대는 조선 부문 3개 회사, 건설기계 부문 3개 회사, HD현대일렉트릭이 추석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에 자재 대금 4014억 원을 조기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D현대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조선 3사(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HD현대삼호)가 2248억 원, 건설기계 3사(HD현대사이트솔루션, HD현대인프라코어, HD현대건설기계)가 1202억 원, HD현대일렉트릭이 564억 원을 조기 지급할 예정이다. HD현대는 이를 통해 명절 귀향비와 상여금 지급 등으로 인해 자금수요가 증가하는 추석을 앞두고, 협력회사들의 자금 유동성 확보에 도움을 준다는 목표다.
 
HD현대 관계자는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다양한 지원 정책을 마련하겠다”며, “추석 명절을 앞두고 안정적인 경영 환경 조성과 유동성 확보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HD현대 조선 3사는 지난 7월 29일부터 8월 8일까지의 하기휴가 기간 전에도 자재대금을 조기 지급했다. HD현대 조선3사는 지급을 최대 22일 앞당기며 ▲HD현대중공업 1810억 원 ▲HD현대삼호 740억 원 ▲HD현대미포 1001억 원, 총 3551억 원의 자재 대금을 조기 지급 한 바 있다.

지난 10일 CJ그룹은 추석 명절을 앞두고 중소 협력업체에 약 5800억 원의 결제대금을 조기 지급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기 지급에는 CJ제일제당을 포함해 CJ대한통운, CJ올리브영 등 5개 계열사가 참여한다. 대금 규모별로는 CJ올리브영 3400억 원, CJ제일제당 약 1260억 원, CJ대한통운 약 870억 원을 각각 앞당겨 추석 연휴 전까지 순차적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CJ는 올해 내수경기 활성화에 기여하고 중소 협력사와의 상생경영 강화를 위해 조기집행 금액을 역대 최대 규모 수준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혜택을 받게 되는 중소 납품업체도 지난해보다 약 3배 증가한 3700여 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CJ그룹 관계자는 “CJ는 경영 여건과는 별개로 지난 2015년부터 매년 명절마다 상생경영 실천을 위해 결제 대금을 앞당겨 지급해 왔다”며 “명절을 앞두고 일시적으로 중소 협력업체에 가중되는 자금 부담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