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l 박철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김 여사의 22대 총선 공천 개입 의혹을 포함한 특검법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22대 총선 관련 공소시효가 오는 10월 10일 만료되는 만큼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반면 국민의힘은 김 여사 특검법을 추석 밥상에 올리기 위한 정치적 술수라고 반박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1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여사를 둘러싼 갖가지 의혹과 소문들이 '여사 시리즈'라는 이름으로 줄줄이 사탕처럼 계속 터져 나오고 있다"며 "민주당은 김 여사의 제22대 총선 공천 개입 의혹까지 포함한 김건희 특검법을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법사위 소위를 통과한 김 여사 특검법의 수사 대상은 ▲22대 총선 공천 개입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의혹 ▲명품 가방 수수 의혹 ▲국민권익위원회 수사 외압 의혹 ▲인사개입 의혹 ▲채해병 사망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의혹 등이 포함됐다. 

민주당은 12일 본회의에서 지역화폐법(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할 방침인 가운데 지난 9일 법사위 소위를 통과한 '쌍특검법'(김 여사 특검법·해병대원 특검법)의 처리도 검토 중이다. 오는 11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쌍특검법을 처리하고, 12일 본회의에 상정을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견을 전제로 "(두 특검법이 동시에 올라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노 원내대변인은 '두 법안 중 어느 것이 더 시급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번에 새로 발의한 김건희 특검법에는 선거법 위반 혐의가 추가됐다. 선거법은 오는 10월 10일 공소시효가 만료되기 때문에 시급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부·여당은 추석을 겨냥한 정정용 특검이라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9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특검법을 두고 "이전에 폐기된 법안보다 더 많은 논란 조항을 붙여 재발의한 것으로 국민도 이제 지쳤을 것"이라며 "민생이 어렵다면서 국민 삶은 내팽개치고 오로지 대통령과 영부인 흠집 내기에 몰두한 제1당에 대해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9일 법사위 소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추석 밥상에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올리기 위한 정치적 술수로 진행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렇다 보니 국민의힘은 쌍특검법이 12일 본회의에 상정될 경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카드도 고려하는 상황이다.

한편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김 여사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더라도 특검을 통해 김 여사의 총선 개입 의혹을 밝히내기란 어려울 것이란 평가를 남겼다. 최 변호사는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해도 공소시효 만료 전에 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총선 개입 의혹에 대한 특별한 증거도 없는 상황이지 않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