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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야권 이재명 대항마 잠룡 분석: 김경수편] “제2의 문재인 될까?”

2024-09-17     이기우 언론인

[일요서울ㅣ이기우 언론인] 친문계 적자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되면서 이재명 대항마로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지사가 복권될 당시 민주당은 공식적으로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친명계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야당 분열 의도라는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잠룡으로 거론됐던 김 전 지사가 복권 뒤 친문계 등 비명계의 구심 역할을 하며 이 대표와 경쟁할 차기 대선주자로 떠오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당장 10월 말에서 11월 초쯤 나올 이 대표 1심 선고가 분수령으로 꼽힌다. 올해 말 귀국할 것으로 알려진 김 전 지사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인해 비명계의 새 구심점이 될 수 있을지, 아니면 세 규합에 실패해 이 대표의 대항마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잠시 한국에 귀국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뉴시스

친문계 적자비명반명 구심점 부상...권력의지는 의문
-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이 지지기반, 적없는 품성 최대 강점

드루킹 댓글 조작사건으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석방된 김경수 전 지사가 광복절 특사로 복권이 됐다. 김 전 지사 복권을 두고 정치권에서 의견이 분분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은 이를 재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김 전 지사는 보궐선거, 지방선거, 대선에 출마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독일에 머물고 있는 김 전 지사는 복권 여부와 관계없이 당초 계획대로 올 11월 말이나 12월 초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지사는 자신의 복권이 결정되자 정치 재기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더 성찰하는 시간을 보내겠다우리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잘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복권, 보궐.지방.대선 출마의 길 열려....

당내에선 미묘한 긴장감이 감지되고 있다. ‘이재명 플랜B’, ‘포스트 이재명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당내 계파를 막론하고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재명 대표가 받고 있는 재판 중 하나라도 1심에서 유죄 판결이 나온다면, 김 전 지사가 급부상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일각에선 당내 비주류가 된 친노친문 진영이 김 전 지사를 구심점 삼아 주류화를 노릴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 김 전 지사는 1994년 국회 보좌진으로 정계에 입문해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선거 캠프에 합류했다. 김 전 지사는 노무현 마지막 비서관을 지냈고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까지 곁을 지켰다. 2012년 대선과 2017년 대선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해, 문 전 대통령이 가장 아끼는 핵심 측근으로 통한다.

양 진영을 모두 아우르며 교집합의 중심에 선 김 전 지사를 두고 친문 진영에서는 차기 대선 후보로 보고 있다. 친문 지지층을 승계할 수 있고 인품이 훌륭하다는 평가대로 비문 정치인들에게서도 호감을 살 수 있는 인물이다. 민주당 한 인사는 김 전 지사는 중요한 정치적 자원이다. 그만한 역량과 경력이 있다. 김경수라는 유력한 인물이 정치를 재개할 수 있는 상황이 됐으니 이재명 대표와 결이 달랐던 정치세력이 결집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세력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 등을 지낸 민주당 고민정 의원도 “(김 전 지사가) 필요하다면, 역할을 해야 할 때가 된다면 해야 된다고 늘 생각한다정치인은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불려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낮은 지지율, 당내 기반 취약 임팩트 부족 한계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내외, 뉴시스

다만 이 대표의 경쟁자로 평가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시각이 있다. 우선 김 전 지사의 지지율이 턱 없이 낮다는 점이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817~19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125명을 대상으로 야권 대선주자 선호도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대표 43.2%, 김동연 경기지사 7.7%, 김 전 지사 6%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5.8%, 김부겸 전 국무총리 5.5%,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1.5%였다.

또 경남지사 활동 외에 독자적인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한 점, 여론조작 범죄 이력 등이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당내 기반도 취약하다. 22대 총선 당시 비명횡사 친명횡재로 친명계가 더욱 거대해졌고, 비명계는 운신의 폭이 줄어들었다. 나아가 이 대표는 이번 8·18 전당대회에서 압도적 득표율로 당대표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자신의 최고 득표율이었던 77.7%도 뛰어넘었다.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당대표 연임에 성공한 사례 역시 1995~2000년 민주당 전신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직을 맡았던 DJ(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여기에 원외라는 한계까지 있는 만큼, 정치권의 기대와 달리 김 전 지사는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치권 한 인사는 김 전 지사가 친문 상징성은 있지만 지금처럼 가만히 앉아서 이 대표가 망하기만을, 감나무에서 감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형태의 정치로는 리더십을 인정받기 어렵다며 평가절하했다.

이재명 사법리스크 현실화시 조직이어받을 적임자?!

이런 김 전 지사가 기지개를 켤 수 있는 경우의 수도 있다. 대외 환경의 변화다. 바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다. 이 전 대표가 받고 있는 재판 가운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이르면 101심 결과가 나온다. 공직선거법 위반죄의 경우 벌금 100만원, 위증교사죄는 금고 이상의 형이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만약 여기서 유죄 판결이 나오면 김 전 지사 입장에서는 그 틈을 노릴 공간이 마련된다.

이럴 경우 여권의 공세 부담도 인데다 민주당 역시 이 대표 체제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이재명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시 현역 의원들이 이 대표와 거리두기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치적 적이 없는 김 전 지사가 그나마 이재명 대표의 조직을 마찰없이 이어받을 포스트 이재명의 적임자라는 점도 장점이다.

악수 나누는 이재명 대표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 뉴시스

실제 이 대표와 친명계 핵심인사는 대권주자로서 지위가 흔들릴 때 남을 친명계 인사가 몇 명 일까에 대한 대화를 했고, 그 결과 2명만 남을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한다. 특히 김 전 지사가 친문계 의원들의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또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이 지지기반이라는 게 강점이다. 민주당 대선 승리 공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PK출신이라는 요소다. 이 대표는 상대적으로 PK소구력이 약하다. 이 대표에 대한 비토가 상대적으로 강한 곳도 PK.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PK에서 지역구 40곳 가운데 34곳을 지켜내며 직전 총선보다 오히려 1석 더 얻어내는 결과를 냈다.

그래서일까. 야권 관계자들 사에에서는 호남의 선택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호남이 민주당에서 변방으로 밀려 존재감을 찾기 힘들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최근 10년간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호남 출신 당 대표나 최고위원이 단 2명에 불과했던 것이다.

또 이 대표는 지난 84일 열린 호남지역 당대표 순회경선에서 낙승을 거두며 대세론을 확인했다. 그러나 광주, 전남, 전북의 지역 투표율이 20% 초중반에 그쳤다. 이곳에서의 득표율이 상대적으로 저조해 누적 득표율 90%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야권 관계자들은 이 지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민주당 한 인사는 “2016년 총선 때는 안철수의 국민의당에, 지난 4월 총선에서는 조국의 조국혁신당에 정당 투표를 몰아줬던 곳이 호남이라며 “2002년 하위권이던 노무현 후보의 바람을 만든 곳도 호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조국 대표와 김 전 지사의 관계를 설명하며 호남지역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에 패배한다면 이 대표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작동하는 동시에 김 전 지사가 이재명 대안으로 급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