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카지노

[이경립의 취중진담(取中珍談)] 윤석열 대 한동훈, 약속대련(約束對鍊)인가? 진검승부(眞劍勝負)인가?

2024-08-30     균형발전연구소 이사

용산 대통령실과 여당인 국민의힘 사이의 기류가 제10호 태풍 산산만큼이나 위태위태하다. 야당이 그토록 바라던, 그러나 절대 오지 않을 것 같았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안간힘이다.

일본은 지진, 화산, 태풍 등의 자연재해가 끊이질 않아 누군가는 버림받은 땅이라고 했는데, 우리는 그러한 자연재해보다도 더 강력한 대통령 탄핵이 현실이 되는 과정을 목도하게 될지도 모른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노무현, 박근혜에 이은 세 번째 대통령 탄핵이 현실화된다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종언을 고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만큼 지진, 화산,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우리 삶에 영향을 주는 위력을 갖춘 것이 대통령 탄핵인 것이다.

그러한 대통령 탄핵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할 사람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아니다. 그는 대통령 탄핵의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주역이 되지는 못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모든 야당을 동원하더라도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할 힘이 없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대통령 탄핵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사람은 탄핵의 당사자인 윤석열 대통령과 그와 한배를 탄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다. , 그 둘은 대통령 탄핵을 가능하게 할 수도 있고, 대통령 탄핵을 막을 수도 있는 양날의 검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 현실정치에서 가장 강한 힘을 지닌 자들이다.

윤석열과 한동훈, 그 둘은 검찰조직이라는 위계질서 속에서 호형호제하며 서로를 밀어주고 끌어주면서, 한 사람은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고, 한 사람은 여당인 국민의힘 대표가 되었다. 두 사람이 현재 각각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어떠한 난관에도 굴하지 않고, 어떤 걸림돌도 두려워하지 않고 헤쳐나왔기 때문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때는 문재인 대통령의 총애를 받았지만, 추상(秋霜)과 같았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는 법리적으로 보면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 부하가 아니다라며 볼멘소리로 응수하는 가련한 희비극(喜悲劇)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였다.

한동훈 대표는 한직으로 떠돌던 검사 시절, 자신의 사무실로 압수수색을 나온 후배 정진웅 검사에게 휴대폰 비번을 못 풀게 유심칩을 파손할 목적으로 비굴하게 독직폭행을 당하는 수모를 자초하기도 하였다. 한동훈 대표는 정진웅 검사를 독직폭행 혐의로 고소하였지만, 정진웅 검사는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음으로써 한동훈 대표의 비굴함은 더 돋보이게 되었다.

세월의 흐름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사이에 어떠한 사적인 감정도 자리하지 않게 만들었다. 오로지 자신의 입지를 위해서 상대를 이용하거나, 혹은 희생하거나, 또는 고꾸라트리는 것을 같은 목표로 갖게 하였다.

지난 국회의원 공천 과정, 선거 과정에서 이준석 의원에게 ·한 갈등약속대련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바 있지만, 현재의 ·한 갈등은 지난 파리 올림픽의 영향으로 약속대련은 존재할 수 없다고 알게 된 탓인지 진검승부로 가는 것 같다.

윤석열 대통령은 의료계를 개혁하겠다며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밀어붙이겠다고 한다. 한동훈 대표는 의료계 개혁에는 찬성하지만,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밀어붙인다면 국민 생활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니 일단 유예하자고 한다. 갈등의 원인은 명백하다.

두 사람 모두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올림픽 겨루기에는 공동 금메달은 존재하지 않는다. 윤석열, 한동훈 중 한 사람은 져야 경기가 끝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냐? 한동훈 대표 낙마냐? 조만간 결론이 나길 희망한다. 그것이 정부여당에 거는 유일한 희망이다.

외부필자의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