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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보도 그 후] 삼성 준감위, 한경협 회비 납부 사실상 '승인'

- "4대 그룹 회비만 140억", 재계 위상 되찾나?

2024-08-28     이범희 기자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과거 위상을 되찾게 될지 이목이 쏠린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감위)가 26일 삼성 계열사의 한경협 회비 납부에 대해 “관계사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결정하도록 했다”며 사실상 이를 승인해 현대차와 SK에 이어 삼성그룹도 조만간 회비를 낼 전망이다.

LG그룹도 회비 납부에 대한 내부 검토를 마칠 예정이어서 국내 4대그룹 모두 연내 회비 납부가 유력하다. 이 경우 한경협은 재계 빅 4그룹이 회원사로 돌아왔다는 상징성을 얻게 된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 준감위는 이날 정기회의를 열고 5시간에 걸친 논의 끝에 "회원으로서 의무인 삼성 관계사의 회의 납부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며 "관계사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결정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한경협의 정경유착 고리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려운 점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며 "한경협이 이러한 우려를 제거하기 위한 절차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경협에 납부한 회비가 정경유착 등 본래의 목적을 벗어나 사용되지 않도록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즉시 탈퇴할 것 등을 관계사에 다시 한번 권고했다"고 강조했다. 이찬희 준감위원장도 "정경유착의 고리는 정치권력의 전리품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삼성 준감위의 결정으로 한경협에 합류한 삼성 계열사는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4곳이다.

이들 계열사는 추후 그룹의 준법경영을 감시하는 준감위 권고안을 토대로 이사회 보고 등을 거쳐 회비 납부 여부와 시점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회비를 납부한 현대차·SK그룹에 이어 삼성도 조만간 회비 납부가 예상되며 4대그룹 중 남은 곳은 LG 한 곳 뿐이다. LG그룹은 현재 한경협 회비 문제를 내부 검토 중이다. SK그룹은 내부 논의 끝에 종전 회원사였던 SK네트워크 대신 SK하이닉스를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과 함께 한경협에 합류하기로 했다.

앞서 한경협은 지난 4월 4대 그룹(삼성·SK·현대차·LG)에 각 35억원의 회비 납부 공문을 발송했다.

재계에서는 회비 자체보다 4대그룹이 한경협 활동에 공식 참여한다는 데 더 큰 의미를 둔다. 재계에서는 4대그룹 참여가 활발해지면 한경협의 위상도 과거 수준으로 올라갈 것으로 본다.

4대 그룹은 과거  2016년 박근혜 정권 당시 국정농단 사건에 휘말리며 전경련을 탈퇴했다. 이후 전경련은 지난해 '한경협'으로 기관명을 바꾸고, 김병준 회장 직무대행을 거쳐 류진 풍산 회장이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