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카지노

‘영업상 비밀 누설 처벌’... 근로기준법에 위반되나

 근로계약 상 영업비밀 유지 의무 

2024-05-25     이학주 노무사 - 노무사 이학주 사무소
[뉴시스]

“근로계약”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해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근로기준법 제2조제1항 제4호)을 말한다.

당사자 일방이 노무제공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이에 대해 보수 지급을 약정함으로써 효력이 발생하는 민법 상 '고용계약'의 하나로, 사용ㆍ종속관계라는 특수성, 그리고 근로자는 사용자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약자의 입장이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을 비롯한 노동관계법령에서 많은 보호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런데, 회사는 일정한 영업활동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소속 근로자들은 회사의 거래처나 회사의 영업상 비밀 정보 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알게 될 수 있다. 

-근로계약의 ‘부수적 의무’... “사회통념상 합리성 없어”
-근로자의 비밀유지 위반 행위... 형사책임도 함께 물어 

현재 문제가 되는 것은 소속 근로자가 재직 중 또는 퇴직 이후에 회사의 영업상 비밀 등을 누설할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근로계약 상에 비밀유지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징계 또는 손해배상을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내용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문의를 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는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라고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근로계약이 체결되면 근로자는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할 의무를,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이에 따른 임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 만약 근로자가 결근한다면, 근로제공 의무를 위반하게 됨에 따라 임금 지급의무를 면제받을 수 있고, 취업규칙 등에 따라서 징계처분을 할 수도 있다. 

한편, 근로자는 사용자에 대해 근로제공 의무 이외에도 근로계약에 규정된 내용이 법령에 위반되거나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없어 위법ㆍ부당한 내용이 아닌 이상 이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이러한 의무를 근로계약의 '부수적 의무'라고 하는데, 대표적으로 민법상 신의성실원칙에 따른 충실의무(성실근무 의무)가 있다고 해석한다. 

-근로계약에 따른 의무와 영업비밀 유지 의무

회사에 소속된 근로자가 업무를 처리하면서 많은 회사의 정보를 접하게 되는데, 모든 정보가 영업비밀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영업비밀'이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합리적 노력에 의해 비밀로 유지된 생산방법ㆍ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 또는 경영정보(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를 의미한다. 즉, 일정한 요건에 해당할 경우 보호할 가치가 있는 영업비밀에 포함되는 것이다. 

또한,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해당 근로자의 비밀유지 위반 행위의 금지를 요청하고, 법령 위반에 따른 형사책임도 함께 물을 수 있다. 

다만, 회사가 근로자를 상대로 형사상 범죄로 고소하는 것이 인사관리에 있어서 바람직한지에 대해는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근로자를 상대로 고소를 하게 되면, 이후 회사는 소송이나 조사에 상당한 경제적ㆍ시간적 비용이 들어갈 수 있고, 자칫 회사가 노동관계법령을 위반(손해배상에 충당하기 위해 월임금이나 퇴직금 미지급 등)한 내용이 있는 경우에는 반대로 근로자가 회사를 고용노동부에 고소하는 등 불필요한 소송에 휘말리게 될 수 있다. 

따라서,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이외에 영업비밀 유지를 위한 각서를 근로자에게 징구하고, 중요한 정보에 대해서는 보안 유지를 철저히 하는 등 평소 비밀유지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비밀 유지의 의무와 요건

1. 영업비밀의 요건 
‘영업비밀’은 비공지성ㆍ비밀성, 경제성ㆍ독립적 경제가치성ㆍ정보성, 비밀유지성ㆍ비밀관리성 등을 요건으로 하며,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비공지성ㆍ비밀성’이란 특정 다수인이 알고 있거나 알 수 있는 상태에 있지 않은 것으로서, 공개된 간행물에 게재되지 않고 비밀 상태에 있는 정보여야 한다. 중요한 점은 보유자인 회사가 근로자에게 비밀유지의무를 부과하는 등 기술정보를 엄격히 관리하는 이상, 역설계가 가능하고 그에 따라 획득이 가능하다는 사정만으로 부정되지 아니한다. 
2) ‘경제성ㆍ독립적 경제가치성ㆍ정보성’은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갖는 것이어야 하고, 보유자(회사)의 영업활동에 유용해야 한다. 여기서, 유용성이란 정보를 보유함으로써 그렇지 않은 경쟁업자에 대해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예컨데, 판로관계, 신용관계, 고객관계, 기술 등 영업 또는 경영상의 모든 사항이 비밀에 해당하는 것이다. 
3) ‘비밀유지성ㆍ비밀관리성’은 침해 우려가 있는 자가 인식할 수 있는 상태로 비밀관리가 유지돼야 한다. 단순히 비밀이라고 표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비밀유지를 위한 합리적 노력이 요구(보유자가 주체적으로 비밀을 유지하려고 한다는 인식이 표현되면서 누구라도 알 수 있는 방법으로 비밀임을 표시)된다. 

2. 영업비밀의 보호 
1) 영업비밀의 보호 범위는 보유자와 침해자의 관점에서 각각 고려돼야 할 요건이 있다. 보유자(회사)의 경우 정보의 내용, 정보 취득을 위한 소요기간 및 비용, 비밀유지 노력과 방법, 침해자ㆍ경쟁자가 개별ㆍ역설계와 같은 합법적 방법으로 정보 취득에 필요한 시간 등이 고려될 요건이다. 침해자의 경우에는 회사에서의 근무기간, 담당업무, 직책, 비밀 접근 정도, 비밀 보호 내규 및 약정, 직업선택 및 영업활동 자유 등이 합리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2) 침해 행위자가 공정한 경쟁자보다 유리한 출발, 시간절약이라는 부당한 이익을 취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보장하는데 필요한 시간이 된다. 
3) 신용이나 명예와 관련된 비밀의 경우, 제3자에게 공표해야 할 정당한 이익과 사용자가 침해받을 이익을 비교형량해 보호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3. 근로관계와 비밀유지 의무 
근로자는 근로를 제공하면서 취득하게 된 영업비밀을 재직기간이나 퇴직 후에 제3자에게 누설하지 않을 의무를 부담한다. 영업비밀 유지 의무가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명시돼 있는 경우에만 성립된다는 의견이 있지만, 근로계약에 부수되는 '충실의무'로서 사용자의 정당한 이익을 침해하지 않을 의무는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비밀 보호에 대한 규정이 없더라도 당연히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4. 비밀유지의무 위반 문제 
회사에 재직 중인 근로자가 회사의 비밀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취득하거나, 회사가 가진 영업비밀을 가지고 경쟁업체에 취업하는 등 비밀유지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경우 회사는 우선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에 정해진 규정에 따라서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고, 이와 함께 형사책임도 물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