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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연대 시즌2? 나경원-이철규 당권 연대설 막전막후

‘계파‧지역 안배론’에 羅-李 연대 급부상...당사자들은 ‘손사래’

2024-04-26     정두현 기자
나경원 당선인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총선 참패 후 리더십 부재에 놓인 국민의힘이 돌출한 친윤(친윤석열)-비윤(비윤석열) 당권 연대설에 선거 후유증이 증폭되는 모습이다. 새 지도부 선출을 앞두고 ‘비윤 중진’ 나경원 동작을 당선인과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이 각각 당대표와 원내대표 유력주자로 지목된 가운데, 두 사람이 지도부 동시입성을 매개로 물밑 연대를 도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이에 국힘 내부에서는 패전 수습과 당 쇄신이 시급한 시점에 이같은 정략적 연대설이 불거진 데 대해 비판 일색이다. 연대설의 중심에 선 나 당선인과 이 의원도 극구 손사래를 치고 있다. 다만 이는 선거 참패 후 당 안팎의 정서 등을 의식한 의례적 제스처라는 해석도 나오는 만큼, 이르면 6월 치러질 것으로 보이는 전당대회까지 두 사람의 행보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엄존한다.

전대 앞두고 ‘나이(羅李) 연대’ 급부상한 배경은

내달 3일 치러질 국민의힘의 첫 원내대표 선거에 친윤계 좌장 격인 이 의원의 등판이 유력한 가운데, 차기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역시 한강벨트 탈환에 성공한 나 당선인의 출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며 벌써부터 여당 당권구도에 윤곽이 드러나는 모습이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국힘 유력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나 당선인과 원내 지도부 무혈입성이 예상되는 이 의원의 연대설이 화두에 올랐다. 계파‧지역 안배 차원에서 나 당선인과 이 의원이 각각 당대표와 원내대표를 맡을 경우 여당이 총선 여파를 비교적 빠르게 수습해 나갈 것이란 소위 ‘지도부 안배론’이 부상하면서다.

총선 참패 후 ‘탈용산‧탈영남’ 기류가 비등하며 친윤 재집권이 사실상 금기시되는 분위기인 만큼, 당내 주류와 비주류를 대표하는 두 사람의 연대가 당 통합과 쇄신 신호탄으로도 해석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또 여권에서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줄곧 ‘친윤 대 비윤’으로 점철된 악성 대립구도를 타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이(羅李) 연대’를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엄존한다. 

실제로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을 통해 “원내대표가 소위 대통령실과 소통이 편한 분들로 된다면 당대표는 어느 정도 건강한 긴장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그래서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균형을 맞추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언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의 한 당선인도 “(나이 연대를) ‘김장연대 시즌2’라고들 하는데, 비유가 적절치는 않은 것 같다. 지난해 3.8 전대와 차기 전대는 전후 상황이 매우 다르다”며 “설령 두 사람이 선거 과정에서 연대를 한다고 해도 지역적으로나 당파적으로 밸런스가 맞춰지는 셈인데, 구태여 비방할 것도 없지 않나”라고 했다.  

이러한 선거연대는 하마평에 오른 나 당선인과 이 의원 각각의 이해관계와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친윤 꼬리표가 짙었던 이 의원으로선 비윤 수도권 당대표와 보조를 맞추는 과정에서 ‘비영남권 원내대표’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킴과 동시에 친윤에 대한 반감을 희석시킬 수 있다. 또 한편으로는 친윤 최후 저지선으로서 비윤 당대표의 독주를 견제하는 기능도 수행할 수 있다. 

나 당선인의 경우 수도권 격전지 생환에 당내 입지가 급부상했음에도 여전히 친윤을 향한 당심이 건재하다는 점은 당권 변수로 지목되는 만큼, 이 의원과 연대 시 당대표 선거에서 압도적 우위 확보가 가능하다는 계산에 이를 수 있다. 특히 이 의원이 지난해 3.8 전대 사태로 불편해진 윤석열 대통령과 나 당선인을 직접 중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른바 ‘나이 연대’가 급물살을 탄 측면도 있다. 

다만 나이 연대설은 총선 패인 분석과 당 쇄신의지 이행이 뒷전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당내 ‘자체 경계령’에 선거 전 관례적 해프닝으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연대 양축으로 지목된 나 당선인과 이 의원도 정치권의 억측이라는 입장을 거듭 내비치고 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나경원‧이철규 연대설에 ‘손사래’

나 당선인은 지난 25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당선 이후에 (윤 대통령과) 소통한 적은 있다”며 이 의원 중재설에 대해서도 “그런 부분도 꼭 맞는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지금 너무 억측이 많다”고 선을 그었다. 

또 자신을 둘러싼 연대설이 ‘김장 연대’로 투영된 데 대해선 “연대라는 표현이 예전 ‘김장 연대’에 비추어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당시에는 김기현 전 대표가 워낙 지지율이 없었다”며 “그때야 힘을 합쳐서 한 분으로 당 대표를 추대한다는 의미였을 거다. 그래서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차기 전당대회 일정조차 확정되지 않은 시점에 불거진 이 의원과의 연대설이 자칫 선거 전 담합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로 비춰질 수 있는 만큼, 이를 극도로 경계한 발언으로 읽힌다.

나 당선인은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당대표를 내가 꼭 해야겠다, 이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면서도 “다만 당이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되느냐에 대해선 정말 고민하고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 의원 역시 나 당선인과의 연대설이나 용산 중재설을 전면 부정하고 있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이 의원은 원내대표 출마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당대표 선거 전 연대 등 정치공학적 움직임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