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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 유상증자’ 한화오션, 공격적 투자 나서…주가는 약세

2040년까지 매출 30조•영업익 5조 달성 목표 단기 주가 약세 우려…투자의견 줄줄이 내려

2023-08-24     최진희 기자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뉴시스]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한 한화오션 주가가 24일 약세로 마감했다. 유상증자는 주식 수가 늘어나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희석되는 만큼 통상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날 한화오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0.43% 떨어진 3만505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주가는 장중 한때 3만320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한화오션은 전날 시설자금 등 2조 원을 조달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아울러 오는 2040년까지 매출 30조 원과 영업이익 5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한화오션은 해양 방산의 해외 진출을 위한 생산거점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친환경 운반선과 자율운항 선박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에도 나선다.

특히 방위산업에 가장 많은 금액이 투입될 예정이다. 확보한 자금 중 약 9000억 원이 방산사업에 투자된다. 또 글로벌 안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무인·첨단 기술과 함께 해외 생산 거점을 확보할 계획이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해양 방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초격차 방산’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유상증자로 확보하는 대금 중 6000억 원은 암모니아와 메탄올, 수소 기반의 ‘친환경 추진 시스템’ 및 암모니아·이산화탄소·수소 운반선 개발에 투입된다. 2030년까지 ‘레벨 4’ 수준의 완전 자율운항이 가능한 스마트십 기술 확보도 목표로 세웠다.

또한 유럽과 미국, 아시아를 중심으로 연간 18%씩 성장하는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에도 2000억 원을 투자해 진출을 모색할 예정이다.

“투자 매력 떨어지지만 장기 경쟁력 확보”

증권가에서는 이번 한화오션의 유상증자를 두고 대규모 투자로 장기적인 역량은 강화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주가 약세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투자증권은 당분간은 대규모 증자에 따른 희석과 채권단 증자 참여 여부 등에 따른 우려로 한화오션 주가가 약세를 보이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향후 6개월 수익률이 -10~10%일 때 부여하는 ‘트레이딩 매수’로 한 단계 낮췄다.

명지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오션은 잠수함‧수상함‧호위함 등의 방산 사업과 LNG‧풍력 등에 기반한 선박, 해상풍력 사업 역량을 가지고 있다”며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적자가 지속된 어려운 환경에서 힘겹게 쌓아온 해양 기술들이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이번 유상증자로 한화오션 주주의 가치는 희석되겠지만 향후 10년간의 군함 시장에서는 경쟁력이 기대된다고 진단하고, 투자의견을 ‘보유’(HOLD)로 하향했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초격차 방산 투자 가운데 수상함·잠수함 시설투자는 2029년부터 생산능력 확대의 효과가 발휘돼 이를 가치평가에 반영하기 어렵다”면서도 “미국·유럽의 생산거점 투자에 5000억 원이 배정돼 향후 10년간 325조 원의 군함 시장에서 경쟁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한화오션에 대해 구체적인 투자 대안의 존재 여부, 신주 발행가격, 기존 주주의 참여 여부 등 불확실성이 산재해 투자심리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이에 목표주가를 3만2000원으로 기존 3만5500원에서 하향 조정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영진 입장에서 과감한 투자는 그룹사 시너지 극대화와 친환경선 분야 선점을 위해 불가피한 결정일 수 있다”며 “하지만 회사가 설명한 투자의 집행과 성과가 실적에 발현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일반적인 주식 투자자들의 투자기간을 크게 넘어서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은 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