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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서 발암물질 검출... 소비자단체·시민 전수조사해야

- 농심, 국내제품에는 이상 없어 - 시민단체, 신뢰하기 힘들어

2023-01-20     박재성 기자

[일요서울 | 박재성 기자] 농심이 대만에 수출한 ‘신라면’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돼 논란이다. 농심 측은 “해당 제품의 국내 판매용 제품 원료와 대만 수출용 제품 원료가 다르다”고 말했지만, 소비자들의 의심은 끊이질 않고 있다. 이에 소비자주권시민회의와 시민들은 농심과 식약처에 국내 판매 신라면 전수조사를 촉구했다.

[제공=농심]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이하 시민회의)는 대만에 수출된 ‘신라면 블랙 두부김치 사발’에서 발암 물질인 에틸렌옥사이드(EO)가 검출된 것과 관련해 농심과 식약처에 전수조사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단체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의 안정성 문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급증하고 있다”며 “식약처는 문제가 된 ‘신라면 블랙 두부김치 사발’제품을 포함해, 시판중인 모든 제품의 안정성 검사에 나서라”고 밝혔다. 이어 “이상 징후 발견 시, 즉각 폐기 및 해당 제조사를 엄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8일 대만 위생복리부는 해당 제품에 대한 잔류농약검사에서 발암물질인 EO가 0.075/kg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타이완 식품안전위생법상 잔류농약 허용기준에 관한 규정을 초과한 수치다.

EO는 현재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연구소에서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로 확인·분류됐으며, 미국 독성물질관리 프로그램상 ‘k’등급으로 분류돼 인체 발암 원으로 알려졌다. 이 물질에 노출 시 암 발생 위험성이 높아지고 중추신경·말초 신경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농심 측은 "대만에서 검출된 물질이 EO가 아니라 2-CE(2 클로로 에탄올)이며, 2-CE는 발알물질이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이어 “하부 원료 농산물의 재배 환경 유래 또는 일시적·비 의도적인 교차오염으로 추정된다”고 하며 “EO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일시적인 외부요인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농심은 국내 내수용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농심 측은 “ 해당 제품의 국내 판매용 제품 원료와 대만 수출용 제품 원료가 다르고 국내 제품 분석 결과 2-CE가 검출되지 않았다”며 “국내 제품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2-CE도 상온에서 쉽게 증발하며 증기 흡입 시 독성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이 물질에 중동시 구토·위장관 출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미 국내에서도 2-CE 기준 규격을 농·축·수산물 및 가공식품은 30mg/kg 이하, 이유식 등 영유아를 섭취대상으로 하는 식품은 10mg/kg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가장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는 유럽은 2-CE를 에틸렌옥사이드와 구분하지 않고 합산해 0.02~0.1ppm을 초과하면 유통을 금지하는 실정이다.

시민회의는 “이런 상황에도 발암물질이 아니라며, 인체에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말하는 농심의 행태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 분석 결과 불검출로 문제가 없다고 하는 것도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더욱이 농심이 2-CE 문제로 제품 판매를 중단한 것은 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 유럽 수출용 라면에서 유럽연합(EU) 기준치를 초과하는 에틸렌옥사이드가 검출돼 판매가 중단된 바 있다. 같은 해 3월에는 이탈리아 보건당국에서도 ‘신라면 김치’에서 에틸렌옥사이드의 관련 성분 ‘2-클로로에탄올’이 초과 검출돼 판매가 중단됐던 사례가 있다.

시민회의는 “(농심이) 생산과정을 더욱 철저히 모니터링 하는 등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제품 전수조사에 나서 국민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어 “농심 스스로 원료의 농산물 재배환경에서 유래됐다거나, 일시적·비의도적인 교차오염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만큼, 식약처를 포함해 객관적인 검증기관을 통해 철저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부 시민들도 불만은 드러냈다. 한 누리꾼은 “대만은 발암 물질 기준치가 초과했다고 하고 농심은 반송 및 폐기한다고 한다는데 뭐가 맞느냐”며 “차라리 이번 기회에 농심 포함 전 제품 전수 조사 해야한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국내 제품에는 문제가 없다는 소리가 무슨 소리냐”며 “제품이 어디로 나가던 문제가 있으면 심각한 거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