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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일냈다 ‘새로운 기록’ 세울까…회생절차 어디까지 왔나

토레스 계약 5만 대…수출도 ‘급등’ 해외 러브콜 이어져

2022-08-15     이창환 기자
신차 SUV 토레스의 출시로 쌍용차의 부활을 향한 꿈이 한걸음 다가왔다.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쌍용자동차에 변화가 일고 있다. 지난 4월만 하더라도 에디슨모터스로의 인수·합병 불발 이후 회생 과정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업계의 판단이 이어졌다.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상황 속에 신차 출시를 앞두고 투자금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랬던 쌍용차가 여름휴가까지 반납하고 주말 특근을 이어가는 등 대기 중인 계약물량 생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7월 신차 토레스 출시 신고식을 성황리에 마치며 5만대에 이르는 계약이 쏟아져 들어왔다. 

19개월 만에 월 판매 1만대 판매 돌파…수출 80% 넘게 성장하며 돌풍
2교대 전환 및 토레스 호재 속 상거래 채권단 변제율 반발 막아낸 KG

쌍용차는 지난달부터 주간 연속 2교대 근무 시행에 들어갔다.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경영상의 어려움이 확대되면서 생산라인 속도를 줄이고 1교대 체재로 전환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출시된 신차 SUV 토레스가 국내 완성차 업계에 돌풍을 예고하며 사전 계약 첫날 1만2000대를 달성했다. 회생절차 가동에도 불구하고 그간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던 쌍용차 내부에서는 수년 만에 환호와 함께 회생의 가능성으로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는 후문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지난 12일 일요서울에 “현재 신차 토레스 계약은 5만대가 넘었다”라며 “이에 라인 효율 조정을 위해 근무자 배치도 새로 하고 생산 극대화를 위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휴가기간에도 특근을 이어가며 생산라인 가동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지난달부터 2교대로 전환하고 생산능력을 확충해 계약 물량 5만대를 넘긴 신차 토레스 생산을 위해 안정적인 양산체계를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쌍용차에 따르면 토레스가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큰 호평을 받으며 계약물량이 날로 증가하고 있어 생산 물량 증대를 통해 고객의 성원에 보답해 나갈 계획이다.

경쟁사 관계자도 “쌍용차의 현재 분위기와 흐름이 매우 좋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라며 “이를 토대로 점진적인 상승 그래프를 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형 SUV 토레스 등장 쌍용차 부활 ‘결정타’

신차 토레스가 출시되기 전까지 쌍용차의 명목을 이어 온 픽업트럭 렉스턴 칸&스포츠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자가용 대형화 및 픽업트럭 선호 추세에 맞춰 판매 실적을 이어왔다. 쌍용차는 생산을 위한 자동차 부품을 현금 구매 또는 외상 거래 등으로 버텨왔다. 일부 판매되면 대금을 갚고 또 그 비용으로 부품을 구매하며 하루하루 버티기와도 같은 생산·판매 상황이 지속됐다. 

이쯤 되자 렉스턴 칸에 대한 호평 속에서도 업계와 소비자 가운데 “쌍용차가 버틸 만큼 버텼다”라며 “이제는 보내줘야 할 때”라고 판단하는 의견도 연이어 나왔다. 그러던 지난 5월 J100(토레스의 프로젝트 명)이 출시를 앞두고 일부 이미지가 공개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저대로만 나오면 성공”이라는 댓글이 이어졌다. 

이후 6월13일 전격 내부 인테리어 및 외관 사진이 공개되면서 실시한 사전계약은 단 하루만에 1만2000대 달성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 4월 에디슨 모터스의 인수 실패 후 쌍용차의 우선협상자에 선정된 KG그룹 내에서도 잔치 분위기였다. 

지난달 5일 인천 영종도 네스트호텔에서 열린 신차 SUV 토레스 출시 행사에 참석한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쌍용차 인수 참여는 사명감을 넘어 소명감이었다”라며 “쌍용차가 좋은 제품을 만들고, 구성원들이 행복한 삶의 터전을 꾸리고, 투자자 신뢰에 보답하는 세 가지를 잘 지탱하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다만 토레스 신차 판매 실적과 더불어 KG그룹이 우선협상자로 결정 난 이후에도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고용보장 및 장기적 투자 등을 포함한 특별협약서를 체결했으나 상거래 채권단이 대통령실, 기재부, 금융위에 각각 탄원서 제출하며 제동을 걸었다.

상거래 채권단 제동 KG그룹의 큰 결단

상거래 채권단은 회생채권 현금 변제율이 6.79%에 머무는 수준이라며 반발했다. KG그룹이 쌍용차 인수를 위해 3355억 원의 대금을 내기로 했으나, 상거래 채권단은 산업은행(회생담보채권 약 2370억 원), 정부(조세채권 약 515억 원) 다음 순으로 받을 수 있다. 

이에 더해 산업은행의 이자 195억 원과 정부의 세금 가산금 35억 원까지 제하고 나면 실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약 200억 원에 불과했던 것. 앞서 올 초 협상대상자였던 에디슨모터스가 제시했던 것보다는 높은 변제율임에도 상거래 채권단의 불만은 업계에서도 예상됐던 내용이다. 

상거래 채권단이 반발하며 정부 부처까지 찾아 민원을 제기하자 KG그룹은 고민을 길게 하지 않았다. 앞서 토레스 출시 행사에서 곽 회장이 “인수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다”고 언급했던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KG그룹은 지난 11일 300억 추가 투입을 결정했다. 

쌍용차 인수대금으로 내건 3355억 원에 300억 원을 더해 3655억 원으로 증액을 결정했다. 변제율은 6.79%에서 13.92%로 올라가고 추가된 금액만큼 상거래 채권단이 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이 제안에 대해 상거래 채권단도 수용하고 불만을 누그러뜨린 것으로 보인다. 
상거래 채권단은 쌍용차 회생을 위한 의결권 8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오는 26일로 예정된 관계인 집회에서 쌍용차 회생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상거래 채권단에 따르면 13.9%의 현금변제율에 출자전환까지 고려하면 실질 변제율은 41.2%에 이른다. 이에 오는 19일까지 협력사들의 동의 위임장을 받아 법원에 제출 할 예정이다. 

쌍용차의 회생을 위한 절차만 남겨뒀을 뿐 어려운 과정은 모두 넘은 셈이다. 이를 예측이라도 한 듯 쌍용차는 지난달 판매 실적은 19개월 만에 최대치를 달성했다. 전년 같은 달보다 31.8% 증가한 1만752대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 

이 가운데 내수 판매는 6100대, 수출은 4652대로 6년 만에 월 판매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동원 대비 85.9%의 급증이다. 올 뉴 렉스턴 시그니처가 전년 동월 대비 88%, 올 뉴 렉스턴 스포츠가 132%의 판매 신장을 보이며 수출 실적을 이끌었다. 신차 토레스는 1호차 전달 이후 15일 만에 2752대 판매를 달성했다. 

하반기 들어 쌍용차의 분위기는 상반기와 사뭇 달라졌다. 신차 토레스의 판매 실적은 국내 완성차 업계를 바짝 긴장케 하고 있다. 국산과 수입차를 막론하고 완성차 시장에 신차들이 쏟아져 들어오는 가운데 이어진 토레스의 판매 성적은 올 하반기 쌍용차의 돌풍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