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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적자’ 쿠팡, e커머스 재도약…글로벌 ‘평가’ 달라졌다

월가도 주목한 ‘쿠팡’ 적자 폭 확대는 든든한 기반 다지기

2022-04-26     이창환 기자
최근 월가가 쿠팡을 주목하고 있다는 외신의 보도와 함께 지난 1분기 쿠팡이 국내 이커머스 분야 결제금액으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도약을 대비하고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만년 적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으면서도, 서비스 분야 확대와 물류센터 추가 확보 및 업종 추가 등 전투적인 투자 전략을 이어온 쿠팡이 재도약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마존 출신의 재무 전문가로 알려진 제이슨 차일드가 쿠팡INC 이사로 영입되면서 성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외신들이 앞 다퉈 쿠팡의 성장 가능성을 점치면서, 쿠팡의 볕들 날이 다가왔다는 분석이 이어진다.

뉴욕거래소 상장 후 쿠팡 주가 일 년 만에 끝 모를 하락세
쿠팡 유료 회원 회비 상승 결정에 글로벌 시장 ‘상승세’ 점쳐

빌게이츠는 쿠팡의 어떤 점에 주목했던 것일까. 지난해 시가총액 100조 원을 돌파하며 뉴욕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했던 쿠팡. 이에 투자한 것으로 유명한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은 포트폴리오의 1% 수준으로 쿠팡에 투자하고 있다. 지분을 현재 기준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억7000만 달러(약 2110억 원)에 이른다. 

이런 화려한 배경 속에서도 쿠팡 주가는 휘청댔다. 공모가는 주당 35달러였으나 상장 당시 주당 60달러를 넘기기도 했지만, 증권 시장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상장이후 2~3개월가량 주당 40달러 대를 유지하던 쿠팡은 이어진 ‘적자’ 소식과 함께 하락세를 지속했다. 지난 4월21일(현지시각) 기준으로 주당 14.43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초 26달러 대 후반까지 반등하기도 했으나 곧 하락세로 전환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외신들로부터 쿠팡의 성장 가능성을 점치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바로 미국의 IBM 회계 인턴을 거쳐 미국계 글로벌 기업 아마존에서 10년간 최고재무책임자(CFO)겸 수석 부사장을 지낸 바 있는 재무전문가 제이슨 차일드를 영입한 것이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쿠팡의 모기업인 쿠팡INC는 그를 이사회 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그는 아마존에 재직하는 동안 10억 달러(약 1조2400억 원) 수준의 매출 규모를 500억 달러(약 62조1500억 원)로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아마존을 이끈 성장 신화가 쿠팡에서도 작용하기를 기대하는 주주들의 외침 속에,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CEO는 “제이슨은 수십 년간 재무 및 기업 리더십 경험을 쌓아 온 비즈니스 리더로, 그와 협력해 고객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와이어(Business Wire)는 제이슨 차일드의 말을 인용했다. 그는 “꾸준한 고객 중심 정책으로 쿠팡은 믿을 수 없을만큼 충성도 높은 혁신적인 비즈니스를 구축했다”며 “이로 인해 회사는 눈에 띄게 성장했고 미래의 흥미로운 기회를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쿠팡의 역동적 리더십 팀에 합류해 고객과 주주를 위한 지속적인 가치 창출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물류 창고와 직원 확대…쿠팡의 발전 밑거름

쿠팡의 유통분야 전략은 항상 새롭다. 경쟁자들이 쿠팡을 따라오면 저만치 달아난다. 국내에서는 이커머스 산업이 확대되고 성장을 시작한 것을 2010년대 무렵으로 본다. 당시 생소했던 이커머스라는 말을 전면에 내세워 모바일 중심의 서비스를 시작했던 쿠팡, 티몬, 위메프는 기존의 대형 온라인 쇼핑몰도 같은 길로 끌어들였다.

11번가, 인터파크, 지마켓, 옥션 등을 비롯해 중소 쇼핑몰도 이런 흐름에 합류했다. 이른바 온라인 쇼핑몰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린 셈이다. 이를 뚫고 가장 큰 성장을 이뤄낸 업체가 바로 쿠팡이다. 쿠팡은 물류센터 확대에도 적극 나섰다. 이어지는 적자에도 불구하고 전투적인 물류센터 확보로 제주도를 포함해 전국 각지에서 가장 물류의 흐름이 활발하다. 

이달 현재 기준 임직원 수만 6만7000여명에 이른다. 국민연금공단 자료와 언론 발표 등에 따르면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국내 대형할인마트 3곳의 국민연금 가입자가 총 5만9500여명에 달하는 것과 비교해도 그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국내 주요 온라인쇼핑몰들이 CJ대한통운 등 택배기사 파업 등으로 배송에 어려움을 겪을 때도 쿠팡은 아무런 문제없이 고객들의 물품을 배송했다. 쿠팡의 배송전문직원 쿠친이 있어서다. 이들은 주 52시간 근무를 기본으로 연 15일 연차와 퇴직금 등이 보장되며, 4대 보험을 비롯해 정합검진 등도 제공받는다. 현재 1만명이 넘는 규모에서 지속 확대되고 있다. 

이는 쿠팡의 적자가 이어지는 이유가 되기도 하지만 규모의 경제에 따른 성장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김범석 쿠팡INC CEO는 지난해 뉴욕거래소 상장과 함께 “오는 2025년까지 5만 명을 추가 고용해 임직원 10만 명 규모로 늘릴 것”을 약속했다. 

월가(wall street)도 주목한 쿠팡의 발전 가능성

최근 월가는 이런 쿠팡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매분기 이어지고 있는 적자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이런 전망을 내놓은 것일까. 앞서 빌(Bill) 재단이 쿠팡을 주목하고 성장을 예측 및 전망했던 것과도 같은 이유일 수 있다. 

지난 1분기 쿠팡은 국내 최대의 공룡인 네이버를 뒤로하고 국내 이커머스 결제 금액 1위를 차지하게 됐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지난 1분기 만 20세 이상 한국인의 신용카드·체크카드·계좌 이체 등으로 결제한 금액 표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상위 5개 이커머스 서비스의 결제 추정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가장 많이 결제한 이커머스 순위에서 쿠팡(쿠팡이츠 포함)이 1위, 그 뒤로 네이버, SSG닷컴, 배달의민족, 11번가 순이었다.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2조1000억 원(28%) 성장한 9조6226억 원을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9조4834억 원, SSG닷컴은 6조2963억 원을 기록했다.

여기에다 쿠팡은 최근 OTT서비스와 관련 콘텐츠 제작에도 나섰다. 동분야 경쟁이 치열해 당장 괄목할 성장을 보이지는 않고 있지만, 쿠팡의 로켓배송을 중심으로 하는 회원제 유료 배송 서비스 비용이 기존 2900원에서 4990원으로 확대되면서 월가는 영업이익 확대를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그간의 적자 기조에도 업계 1위를 차지할 만큼 매출이 확대된 데 따라 성장 기반을 충분히 다졌다는 평을 받는다. 

만년 적자라는 별명을 여전히 달고 있지만, 그 앞에는 결제 금액 1위라는 타이틀도 달렸다. 월가가 주목하는 이유다. 

쿠팡 물류센터 입구. [이창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