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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에디슨에 인수되지 않는 것이 살 길”…재매각 나선다

쌍용자동차,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 투자계약 해제

2022-03-29     이창환 기자
쌍용자동차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에디슨모터스가 인수를 위한 계약 의무 이행에 실패하면서 최종 계약이 해제됐다. 이에 쌍용차는 새로운 매수자 물색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쌍용차]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쌍용자동차 인수에 나선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이행 의무를 지키지 못하면서 계약이 최종 해제됐다. 우여곡절 끝에 진행된 쌍용차 매각 입찰을 통해 지난해 10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에디슨모터스가 선정됐으나, 5개월 만에 최종 실패로 끝이 났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그간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를 위한 과정에서 논란이 많았다. 쌍용차 노동조합과의 이견을 비롯해, 상거래 채권단과의 마찰은 도마에 올랐다. 특히 에디슨모터스가 계약 체결 이후 자금력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지속 제기되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인수 불발에 대한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는 상황이었다. 

앞서 에디슨모터스가 지난 1월 쌍용차 공장이 있는 평택시와 협의 한 번 없이 용도변경 및 공장부지 매각에 대해 언급하면서 평택시가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또 최근까지 자금 마련을 위해 공장을 담보로 대출하는 방안 등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의 의견 충돌도 이어졌다. 

앞서 2020년 초 대주주 마힌드라의 5000억 원 규모 투자 계획이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좌초됨에 따라 쌍용차의 거취를 두고,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 및 공장이 있는 평택시민 사회와 국회까지 고민을 이어왔다. 

그러던 중 지난해 9월 전기버스 전문업체인 에디슨모터스를 비롯해 이엘비앤티와 인디EV 등 전기차 관련 기업들이 인수 의향을 내비치면서 희망이 보인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에디슨모터스는 지난해 10월22일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자마자 입방아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당시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의 자산을 담보로 7000억 원에서 8000억 원의 자금을 대출받을 계획”이라며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에 요청했다”고 밝히면서 업계에서는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산업은행은 즉시 공식 항의에 나서면서 에디슨모터스의 자금 조달 능력과 수준에 대해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쌍용차 노동자도, 상거래 채권단도 ‘반대’

이후에도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를 위한 계약 이행 가능성과 자금력 등 각종 자질을 두고 논란은 이어졌다. 쌍용차 상거래 채권단 등은 “에디슨모터스의 기술력과 자금 수준에 비춰 인수되지 않는 것이 쌍용차 미래를 위해 더 낫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쌍용차 관계자는 일요서울에 “지난 18일 에디슨모터스 측에서 쌍용차의 상장 유지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오는 4월1일 예정된 관계인집회 기일 연장을 요청했다”라면서도 “하지만 이미 지난 2월부터 각종 내용에 대한 고지 등으로 사전에 준비됐어야 할 내용이었기에 기일 연장이 고려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까지의 과정을 볼 때 주변에서 지적된 자금력 등의 문제점이 있다면 쌍용차 인수를 하지 않는 것이 옳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모든 요건과 계약 이행에 대한 것은 법원과 채권단 등의 결정에 따르게 되겠으나 상거래 채권단이 인수 반대 입장을 강하게 내비치는 부분이 바로 자금 문제였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5월 쌍용차 회복을 위한 응원 나선 평택 시민이 경영정상화를 위한 서명에 동참하고 있다. [쌍용차 조기정상화 범시민 운동본부]

상거래 채권단은 지난 21일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쌍용차 인수합병 반대’ 관련 내용을 담은 탄원서를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했다. 이를 위해 채권액 기준 92.3%에 이르는 258개 업체가 동의했다. 

상거래 채권 확보를 위해 344개 협력사가 모인 상거래 채권단은 앞서 쌍용차가 회생채권 약 5470억 원 가운데 1.75%만 현금 변제하고 98.25% 이르는 금액은 출자 전환한다는 내용의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채권단이 결국은 에디슨모터스의 자금 능력에 제동을 걸고 회생법원이 법정관리 상태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인수자를 찾아줄 것을 요청했다”며 “쌍용차 노동조합도 회의를 거쳐 법원에 최종 반대의견서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쌍용차, 다시 한 번 회생 절차 가동

10년 전 상하이자동차의 ‘먹튀’ 논란 이후 최근까지 휴직자 전원 복직에 성공하면서 급여 삭감과 동결에도 불구 노사가 공생의 의지를 밝혀온 쌍용자동차가 다시 한 번 회생 절차를 가동해야할 상황에 놓였다. 

다만 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와의 투자계약 해제에 적극 나서면서도 새로운 인수자 물색을 통해 신속하게 재(再)매각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쌍용차 측은 법 상 허용되는 기한 내에 새로운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쌍용차는 재매각 여건이 지난해 6월 인수합병 절차를 시작할 때와 비교해 현저하게 개선됐다는 입장. “당시 개발 여부가 불확실했던 J100의 개발이 완료돼 오는 6월 말 출시를 앞두고 있다”며 “친환경차로의 전환도 글로벌 전기차 기업인 BYD와의 전략적 제휴로 내년 하반기 U100 출시 예정 등 실행 방안이 구체화돼 추진 중이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의 독자적인 자동차 모델 개발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있는 SNAM사와의 CKD(반조립제품) 사업도 지난 1월 현지 공장이 착공됨으로써 오는 2023년부터 연간 3만 대 규모 수출 물량을 확보했다. 

정용원 쌍용차 법정 관리인은 “경영여건 개선이 회사의 미래가치를 증대시켜 경쟁력 있는 인수자 물색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최단 시일 내 재매각을 성사시켜 이해관계자들의 불안 해소 및 장기 성장 토대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쌍용차는 아울러 해외 수출을 위한 미출고 물량이 약 1만3000대에 이르고 있어 부품수급 문제만 해결되면 생산라인을 2교대로 가동해야 할 정도로 회사운영이 정상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쌍용차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 및 반도체 부족 현상에 대한 문제와 더불어 부채에 따른 부품 협력업체 대금 지급 문제가 이어져왔다. 그럼에도 월 평균 7000~8000대 규모의 판매 실적을 유지하면서 협력사와의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쌍용차는 에디슨 측과의 인수가 무산되면서 새로운 인수자 찾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쌍용차 평택 공장. [쌍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