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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기 ‘미궁’ 속 기름 값 또 상승…서민 경제 요동칠까

국제유가 두 달 째 오름세…이란 발 핵협상 차질

2021-09-27     이창환 기자
서울 시내 한 주유소가 고급휘발유를 포함해 리터당 2000원이 넘는 가격을 고시하고 있다.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여름이 가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기본적으로 유가는 오른다. 대체적으로 겨울철 난방유에 대한 소비가 증가하는데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함께 추락해 버린 경기부양 분위기 속에서도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기름 값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 동향을 보면 2개월째 상승곡선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는 국제 경제 이슈의 중심에서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테이퍼링(tapering)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완화 정책의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해나간다는 신호를 보낸 것에서 기인한다. 일종의 출구전략으로 풀이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이 내년도 경제 상황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데서 나온 전략인 셈이다. 

국내 여건은 아직 미궁 속이다. 3분기 시작과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 방역수칙 조절에 나서려던 정부는 코로나19 델타 변이 등장으로 허둥대다 적절한 방어시기를 놓쳤다. 불안감에 부동산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가계 대출은 역대최고치를 달성했다. 

대안으로 방역단계 조절을 통해 4단계를 3개월째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 24일 3271명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1일 발생 최고 수치를 기록하고 연속 2000명 대 확진자 발생 추이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3분기 경기는 위축되고 소비심리 지수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다 휘발유 값 상승 등 석유제품 가격 상승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더욱 구석으로 몰고 결과적으로 경기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

국제유가, 엎친 데 덮친 격 ‘이란 발 핵협상 지연’ 

국제유가 분위기는 여전히 심상치 않다. 미국의 원유재고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하절기가 끝나면서 난방용 석유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석유제품 가격의 상승세가 예정된 셈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란 핵협상이 지속적으로 지연되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이란 정부에 그간 미뤄왔던 이란 핵합의 관련 회담에의 복귀를 요구했다. 이는 이란의 핵개발이 지속 이어지고 핵능력이 강화되는데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 유엔 핵 감시기구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이란 핵합의를 위한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에서 탈퇴한 이후 이란 측의 핵합의 위반 사항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란은 세계 4대 산유국에 들지만 미국은 이란의 이런 움직임을 이유로 제재를 가해 원유생산 확대를 막아서고 있다. 반면 이란은 이달 초 미굮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최대 규모로 원유 생산에 나서겠다고 반발하고 있어 한치 앞도 예측이 힘들다. 

국내와 국제 정세의 복합적인 이유는 국내 석유제품 상승세를 만들어낼 수밖에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5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던 휘발유 값 등 석유제품 가격은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고, 난방유 등을 고려한 소비 증가로 당분간 가격은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전국 휘발유 값 평균은 1643.75원으로 지난주에 이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시내 평균은 1727.59원으로 지난 7월8일 1702원을 처음 기록한 이후 1700원 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정부가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른 경기 안정을 위해 대출규제 강화와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으나, 기름 값 인상에 따른 서민 경제는 다시 한 번 요동 칠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한 상황으로 분석된다. 

시장의 길거리 상가에 손님들이 몰려 주문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에 따른 가계빚 축소와 경기 진작을 위해 대출규제 및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으나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이창환 기자]